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한진해운은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기한인 이날 오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양사 모두 상당액의 영업적자를 낸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우조선의 2분기 매출과 영업손실은 각각 3조3016억원, 334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해양플랜트와 관련한 부실을 털고 일찍이 흑자기조로 돌아선 경쟁사들과 대비되는 실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3년 4분기부터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다 올 초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 9조8627억원, 영업익 5572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의 재무상황도 상당 부분 안정됐다. 지난 2분기 2837억원의 적자를 내긴 했지만 희망퇴직 시행으로 인한 위로금 지급 등의 일회성 용인을 제외하면 800억원 흑자를 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도 소폭 이익을 냈다.

 

이런 상황은 안 그래도 축 처져 있는 대우조선의 어깨를 더욱 짓누를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전직 경영진에 이어 현 경영진 마저 고의적인 회계사기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함께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는 9월 4000억원대 기업어음(CP) 만기가 돌아오는 등 숨통이 좁아드는 상황에서 받아야 할 대금마저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에 드릴십(이동식시추선) 2기를 발주했던 앙골라 국영석유사 소난골은 경영난을 겪으면서 기약없이 인도 받기를 연기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소난골로부터 인도대금으로 1조원 가량을 받기로 돼있다.

 

한진해운의 상황도 갑갑하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도 각각 1728억원, 11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는데 2분기에도 적자가 확실시 된다. 계절적 성수기를 앞둔 2분기에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는 이 회사가 주력으로 하는 컨테이너 부문의 운임이 지속적으로 바닥을 보인데다 세계 물동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2분기 실적은 한진해운 회생과정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 회사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내외 선박금융 회사들과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5000억원에 대한 원금상환 유예 협상을 진행 중인데 금융사들이 한진해운의 재기 가능성에 의문을 품으면서 협상이 어그러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이 회사는 이 외에도 다음달 4일 전까지 용선료 조정, 사채권자 채무조정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채권단으로부터 출자전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이런 문제를 모두 매듭짓더라도 약 7000억원의 자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은 계열사 유상증자로 4000억원 이상의 출자는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이같은 답보상태가 지속돼 다음달 4일을 넘기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 체제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