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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치료제 개발…한국은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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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치료제 개발…한국은 '전무'
  • 안명옥 기자
  • 승인 2016.08.15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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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세계적으로도 4개 뿐
인구 고령화로 알츠하이머병 관련 의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는 없다. 알츠하이머병이 '불치병'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아 현재 시판 중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에자이의 '아리셉트', 노바티스의 '엑셀론', 머츠의 '나멘다', 존슨앤존슨의 '라자딘'등 4개에 불과하다. 가장 먼저 개발된 워너 램버트사의 '코그넥스'는 1994년 미 FDA의 허가를 받았지만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약들은 증세를 완화하거나 치매의 진행속도를 다소 늦출 뿐 치매의 근본원인인 뇌세포 손상을 최소화 시키는 약이라 치매 치료제로서는 역부족이다. 이로인해 한 단계 진화된 치매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치료제 개발이 지연되면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3년 뇌졸중과 심장질환, 전립선암으로 인한 사망건수가 2000년에 비해 각각 23%, 14%, 11%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사망건수는 71% 증가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이 다른 질환과 비교해 임상연구나 신약개발이 미흡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한국 내 치매 관련 경제·사회적 비용은 2013년 11조7000억원(GDP의 1.0%)에서 2050년 43조2000억원(1.5%)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국제알츠하이머협회는 2025년에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5년 지연시키는 신약이 허가될 경우 2050년에 치매 환자 수가 40% 감소하고 의료비용도 3670억달러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이 더딘 것은 임상시험에서의 실패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 많은 글로벌 빅파마들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으나 대부분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치매를 유발하는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하는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도 2001년에 이르러서야 시작됐고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임상시험은 대부분 실패했고, 개발된 신약도 아직 없다. 
 
치매치료제 중 가장 마지막에 개발된 '나멘다'가 미국 FDA로부터 승인(2003년) 받은 후 지금까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새로 허가된 사례도 없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뇌건강센터의 제프리 커밍스 박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의 임상 실패율은 99.6%에 달한다. 
 
커밍스 박사가 2002~2012년 사이에 개발된 치매치료 신약 413개의 임상시험 자료를 조사한 결과 FDA의 품목허가를 받은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했다. 
 
미국 제약협회(PhRMA)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4년까지 실패한 알츠하이머병 파이프라인 수는 123건인 반면 신약 허가 수는 4건에 불과하다. 전체 신약 개발 임상 2상, 3상 실패율(2006~2015년)은 각각 69%, 42%다. 알츠하이머병 신약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이 더딘 것과 관련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데다 성공률이 지나치게 적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KDB산업은행 기술평가부 엄기현 선임연구원은 "최근 15년 동안 실패한 임상시험은 120여건에 달하고 대부분 후기 임상단계에서 중단돼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며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이 후기 임상단계에서 주로 실패하는 이유는 초기 임상단계에서 효능·안전성 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 음단계로 진행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병 신약개발은 하나의 제약사나 소규모 협의체가 개발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아 범국가적인 지원이 요구된다"며 "신약개발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면 주요국 정부와 다국적 제약사, 대학교, 병원 등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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