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로 타격을 받은 한국 증시가 27일 극적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정치적 사건이 글로벌 금융과 실물 부문에 영향을 주는 브렉시트의 성격상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상승 모먼템 유지할 만한 자료들은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곧 발표될 하반기 추가경정 예산 편성, 기업 2분기 실적 발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을 그 후보로 꼽는다.
코스피는 27일 전 거래일보다 23.39포인트(1.21%) 내린 1901.85로 개장했다. 하지만 이후 오후 1시 24분 현재 4.71포인트(0.24%) 떨어진 1920.53을 기록, 하락폭을 축소한 데 이어 전 거래일 대비 1.61포인트, 0.08% 상승한 1926.85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1900선 부근에서 기관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이 줄어들면서 결국 장 마감 직전 상승세로 돌아섰다.
앞서 한국 증시는 지난 24일 브렉시트 투표 결과 영향으로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1.47포인트(3.09%) 내린 1925.2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2012년 5월18일(62.78포인트) 이후 4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다 .
이런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 불안 등에 따른 추경 가능성이 수면으로 올라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당정 간담회에서 "오는 28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추경 여부를) 분명히 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추경 편성을 기정 사실화했다.
KB투자증권 백찬규 연구원은 "시장의 추경 기대 규모는 13조~14조원인데 이를 상회할 경우 시장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추경의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오기 때문에 단기 반등은 개별 업종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에 대응해 글로벌 정책 공조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는 것도 내리막길에 있는 증시를 지지할 요인으로 분석됐다. 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28∼29일(현지시간) 모여 브렉시트 후속 대책을 논의한다. 여기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불안에서 건져줄 합의책이 도출될 수 있다. 특히 영국 EU 탈퇴 과정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주된 관심 대상이다.
기업들이 7월에 집중적으로 내놓을 2분기 실적이 호조를 나타낼 경우에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불안으로 달러, 엔화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띠며 국내 수출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는 상황이다.
백 연구원은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나온 지 영업일로 이틀밖에 지나지 않아 그 영향을 섣불리 내다볼 수 없지만 브렉시트가 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브렉시트 영향을 최소화하는 관건은 글로벌 정책 공조가 얼마나 잘 이뤄지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