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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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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 전영규 기자
  • 승인 2015.03.25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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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풍양초등학교 교사 김효정

교감선생님의 목소리가 강당에 울려 퍼지고 드디어 풍양에서 설레는 첫걸음을 내딛었다.

작년 한 해 출산으로 인해 교직에 들어와 처음으로 휴직을 했었다. 그동안 교사로서 보람도 있었지만, 과중한 학교 업무와 학교 교육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사회 분위기 등으로 가끔씩 교사가 된 것에 회의감이 들기도 했던 차에 육아 휴직이 참 반갑게 느껴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를 그리워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를 안고 창밖을 바라보며 엄마가 학교에서 생활했던 일을 들려주기도 하고, 근무했던 학교와 학급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진을 살펴보기도 했었다.

특히 교사인 친구들과 통화할 때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어찌나 정겹게 느껴지는지...

학교의 구성원에서 한 발 물러나와 교사로서의 내 모습을 돌아보니 행복을 곁에 두고도 깨닫지 못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내가 열정과 의욕만 넘쳐 그저 많이 알려주는데 급급한 초보 교사였다면,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들의 마음과 상황을 생각할 여유가 조금은 더 생긴 것 같다.

예전에 가르쳤던 1학년 아이들이 왜 그리 얌전히 앉아 있질 못했는지도 이제야 아들을 보며 이해가 되었다.

순천에서의 교직 생활을 뒤로하고, 지붕 없는 미술관 고흥의 푸르른 풍양초등학교 교정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될 기대감에 첫 발령을 받은 교사 마냥 설레는 기분이다.

더욱이 이제 막 초등학생이 된 예쁜 1학년 친구들과 함께여서 하루하루 절로 웃음이 가득하다.

‘나를 신뢰하는 사람이 단 한 명만 있어도 세상에서 가장 멋진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생님, 가슴에 일렁임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씩씩한 발걸음을 내딛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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