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은 27일 재난 기간에 휴가를 신청해 반려된 것과 관련 “그렇게 중요한 기관인데, 지금 상임위원 단 한 명으로 중요한 안건들을 심의·의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의를 위해 목숨 걸어본 사람만 나에게 손가락질하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위원장은 “계획대로라면 나는 휴가 사흘째에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내 휴가 신청은 반려됐다. 직장 생활을 40년 가까이 했지만 휴가 신청이 반려된 것은 난생 처음이고, 적잖이 씁쓸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기관장 휴가 신청에 국회의원들이 논평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며 “그렇게 중요한 기관인데, 지금 상임위원 단 한 명으로 중요한 안건들을 심의·의결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몫 한 명, 국회 추천 3명이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재난 기간에 휴가를 갔다면 사람들의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본다”며 “장관급 기관장이 재난 기간 중 휴가를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나 휴가 신청과 휴가 실행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휴가 신청은 행정 절차로 장관급 휴가 신청은 실행 일주일 전에 하도록 돼 있다”며 “나의 경우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에 고발된 사건들이 적지 않아 정작 휴가라도 집에서 보낼 예정이라고 간부들에게 말해두었고,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당장 뛰어나올 것이라고도 알려뒀다”고 했다.
그는 “휴가를 신청한 18일과 휴가를 실시할 예정이었던 25일 사이에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있었다”며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충분히 변수가 개입될 여지가 있는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휴가 실시 전 23일이나 24일, 폭우가 쏟아지는 등 자연재해가 있었거나 그밖의 비상 상황이 발생한다면 휴가 실시는 당연히 없던 일이 될 것”이라며 “어느 기관이든 휴가 신청은 미리 이뤄져야 하는데, 모든 간부의 휴가 일정이 한꺼번에 겹치게 되는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사전에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필수”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재난 중에 휴가를 갔다면 비난을 달게 받겠으나 재난 중에 휴가 신청을 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는 것은 또 다른 프레임 조작”이라며 “평생 일 욕심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온 나로서는 휴가 반려 소식에 황당함과 씁쓸함을 느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