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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조선대병원 수술실 화재, 10분만에 진압…대형사고 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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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조선대병원 수술실 화재, 10분만에 진압…대형사고 면해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07.14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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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보호자 불안에 떨기도
서로 안부 물으며 '참사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
▲ 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수술실 주변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조선대병원 수술실에서는 이날 오전 8시12분께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가 10분 만에 자체진화됐다. /뉴시스
▲ 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수술실 주변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조선대병원 수술실에서는 이날 오전 8시12분께 전기적 요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가 10분 만에 자체진화됐다. /뉴시스

아침시간 수술실 화재로 의료진과 환자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있었던 14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불은 10분 만에 꺼졌지만 환자·보호자들의 불안한 기색은 점심 무렵이 다 되도록 잠재워지지 않았다.

불이 난 수술방 내부 대부분이 타고 그을린데다 대피 도중 의료진 다수가 연기를 들이마시면서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번졌을 뻔했던 상황.

보호자 대기실에서 서로를 만난 환자·보호자들은 "연기는 다 빠졌겠지?" 등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음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수술실이 위치한 2관 3층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희미하게 여전히 맴돌았다. 외부인의 접근을 통제하는 붉은색 선이 둘러 쳐지고 경비업체 직원들이 배치됐다.

의료진들은 경비업체 직원들 사이를 비집고 수술실로 들어가 침상을 이용해 도구들을 하나씩 꺼내왔다. '마취준비실'이라고 적힌 수술도구 한 세트를 나르면서는 "우리는 내부 정리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말 끝을 흐리기도 했다.

수술실로 향하는 층계참에는 화재 현장의 긴박함이 고스란히 남았다. 쓰이지 못한 화재 진압 용구가 봉투에 담긴 채 널부러져 있는가 하면, 수술실 방향으로 설치된 방화문에는 소화기가 담겼던 종이 상자가 놓여 있었다.

층계참을 둘러본 한 보호자는 혀를 차더니 "하마터면…"이라고 한숨을 내쉬다 이내 발을 뗐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일단 안도하면서도 병원에 우려 섞인 성토를 쏟아내기도 했다.

강모(68)씨는 "아내를 간병하러 아침 일찍 병원에 왔다가 '불이 났다'는 소리를 들었다. 당장 아내를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크게 걱정했다"며 "불이 금방 꺼졌다고 해서 곧장 아내를 만날 수 있었다. 여러 명이 크게 다치는 참사였었더라면 아찔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모(45·여)씨도 "수술실에서 불이 났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 만약에 수술 도중 불이라도 났더라면 환자는 무방비 상태로 더 크게 다치는 셈 아닌가. 병원이 화재 관련 설비를 다시 점검해야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12분께 동구 조선대병원 신관 3층 수술병동 7번방에서 불이 났다. 불은 신고 10분 만에 병원 직원들에 의해 자체 진화됐으나 32명이 연기를 흡입하고 40명이 대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불이 난 수술실 내부 대부분이 타거나 그을렸다.

화재 당시 수술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수술실 전기 콘센트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병원 측은 소방당국의 배연 작업과 안전 진단 차원에서 모든 수술 일정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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