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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앞 상인들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어"…회복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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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앞 상인들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어"…회복은 아직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04.08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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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나흘째…헌재 앞은 여전히 '철통 경비'
유동인구 늘었지만 "코로나 때보다 더 조용"
▲ 외국인 관광객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맞은편 보행로에서 경찰의 경비 속에 통행하고 있다. /뉴시스
▲ 외국인 관광객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맞은편 보행로에서 경찰의 경비 속에 통행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이후 서울 종로구 헌재 일대는 점차 일상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현장의 상인들은 실제 매출 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8일 오전 안국역 일대는 외국인 관광객 등 유동인구는 선고 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헌재 방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경찰버스 수대와 바리케이드가 배치된 모습이었다.

헌재 정문 인근은 여전히 일반인의 출입이 막힌 채 길목마다 경찰버스와 투명 플라스틱벽, 바리케이드가 통행을 막고 있었다. 곳곳에 배치된 경찰관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동선을 제한했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길을 물을 때마다 우회 안내가 반복됐다.

탄핵 정국이 마무리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어지는 경찰의 철통 경비 속에 상권의 반응은 기대와 달리 싸늘하다.

헌재 인근에서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40대 A씨는 "탄핵 선고 전에는 그래도 기대가 있었는데, 선고 이후에도 손님이 거의 늘지 않았다"며 "통제된 길과 경찰차, 바리케이드 때문에 손님들이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A씨는 "코로나 시절보다도 지금이 더 장사가 안 된다"고 말했다.

헌재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7)씨 역시 "탄핵 정국이 한창이던 지난 12월부터 3월까지는 특수 효과로 오히려 손님이 많았다"며 "헌재 선고 열흘 전부터 차벽과 투명 플라스틱벽이 통로를 막으면서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헌재가 결정만 더 빨리 내렸어도 진통을 단축할 수 있었을 텐데, 인근 상권 입장에서는 사실상 직무유기처럼 느껴진다"며 "시위대, 경찰, 관광객이 모두 사라지고 '진공상태'가 되니 오히려 주변 상권은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상권 회복뿐 아니라 시민들의 기본적인 통행권 보장을 위해서도 차벽 등 물리적 통제 조치가 하루빨리 해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씨는 "마을버스 노선도 끊기고,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아예 이 앞을 지나가지 못한다"며 "직장인이나 관광객뿐 아니라 실제 거주민의 통행권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앞서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전날(7일) 당분간 헌법재판소 인근 통제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박 직무대리는 "아직 위해요소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보기 어렵고, 헌재에서도 아직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헌재 보호와 주변 상인 영업, 시민 통행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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