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방위사업청은 필리핀 공군의 다목적 전투기 구매사업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수주해 경공격기 겸 고등훈련기 FA-50 12대를 정부간 무역(G2G) 방식으로 수출한다고 28일 밝혔다.
수출계약 규모는 모두 4억2000만 달러이며 계약 발효 후 38개월 이내에 인도될 예정이다. T-50 계열 항공기 수출은 2011년 인도네시아(16대), 2013년 이라크(24대)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필리핀 현지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볼테어 가즈민(Voltaire T. Gazmin) 필리핀 국방부 장관과 오영호 KOTRA 사장, 이용걸 방위사업청장, 하성용 KAI 사장, 이혁 주필리핀 대사 등이 참석했다.
KAI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T-50 계열 항공기는 차세대 전투기 조종사 훈련부터 경공격기로 활용 가능한 다목적 항공기다.
국산 첫 공격기인 FA-50은 세계 시장에서 고성능·저비용 공격기로 인정받고 있다. FA-50은 길이 13.13m, 폭 9.45m, 높이 4.85m, 최고 속도는 마하 1.5이다. 최대 4500㎏의 무장장착이 가능하다.
FA-50 필리핀 수출 성사는 필리핀에 발생한 대규모 재해로 사업이 지연되는 등 난관이 있었으나 민관군이 세일즈 외교에 힘을 모아 이뤄졌다.
KOTRA는 한국 정부의 G2G 주관기관으로 수출계약 체결에 앞장섰고 방사청은 국산 항공기의 품질을 보증하는 등 지원을 했다. 공군은 필리핀 공군의 FA-50 평가비행을 지원하고 조종사와 정비사 훈련을 약속하기도 했다.
주필리핀 대사관은 국내 기관들과 필리핀 정부 사이에서 조율하며 합의점을 이끌어 냈다. KAI는 중거리 공대공 전투기를 구입하려는 필리핀을 설득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현지에 파견, 행정적 절차와 진행방안 등에 대한 해법을 제공했다.
한편 FA-50 필리핀 수출은 필리핀 최초의 정부간 거래이자 국방 획득 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작년 10월 필리핀 아키노 대통령을 초청해 직접 FA-50 수출에 감사를 표하고 조속한 계약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현재 KAI는 미국, 보츠와나, UAE, 태국, 페루 등에 T-50 계열 항공기 추가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500대 규모의 미국 T-X 수주 성공 시 1000대 이상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KAI 관계자는 "T-50 항공기 1대 수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중형자동차 1000에 달한다"며 "T-50 계열 항공기 1000대 수출에 성공할 경우 32조원의 산업 파급효과와 연인원 17만 명의 일자리창출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KAI는 지난해 12월12일 이라크와 T-50IQ 24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인 11억 달러(약 1조2300억원)였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번 계약이 당시보다 금액에서 처지는 것은 항공기에 들어가는 무장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시 이라크는 공군 기반이 완전히 파괴돼 조종사 훈련센터 건립이 포함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