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후보는 이날 전화기 전원을 꺼 놓은 채 캠프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 캠프의 이성헌 전 의원은 오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황우여 당 대표와 면담해 불만의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당이 김 후보를 둘러싼 '박심(朴心) 논란'을 유발했다며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황 대표와의 면담에 대해 "우리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어떤 조치를 하는 지에 따라서 (향후 행보에 대해)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의 유성식 대변인도 보도자료를 통해 "김 후보는 어제 지적한 당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당의 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지켜본 뒤 일정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캠프는 일련의 사태에 대한 정확한 해명과 사과,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든 책임자에 대한 문책과 조치를 요구했다"며 "당이 이에 대해 성의 있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지 예의주시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엄중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와 공천위의 무원칙과 무능이 '특혜 후보' 오해를 불렀다며 당 지도부의 해명과 재발방지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당이 ▲후보등록 기간 연기 ▲서울시장 순회경선 방침을 원샷경선으로 변경 ▲3자로 후보 압축 후 여론조사 재실시 등 부적절한 조치를 하면서 김 후보를 둘러싼 '박심 논란'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겉으로는 '당 지도부의 무능'을 비판하고 있지만, 속내는 공천위가 서울시장 경선을 '김황식 대 정몽준'의 1대 1 구도가 아닌 3자 구도로 확정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 공천위는 이혜훈 후보를 경선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친박계(친박근혜계)의 표심을 김 후보에게 몰아주려는 조치라는 비판이 일자 '3자 구도'를 확정한 바 있다.
한편 유 대변인은 "김 후보가 경선일정을 중단한 것은 단지 경선후보가 3배수로 확정됐기 때문이 아니다"며 "그동안 후보등록 시한연장, 원샷경선 결정 및 후보 3배수 확정 과정에서 나타난 당 공천위의 오락가락과 무원칙 행태, 이로 인한 혼란과 피해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던 까닭"이라고 재차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