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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원장론’ 놓고 여당 주류·비주류 시각차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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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비대위원장론’ 놓고 여당 주류·비주류 시각차 뚜렷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3.12.17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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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주류 “현실적인 국민 지지 봐야…대안 없어”
비주류 “당정관계 재정립 필요…대통령에 할 말 해야”
▲ 국무회의 참석한 한동훈 장관. /뉴시스
▲ 국무회의 참석한 한동훈 장관. /뉴시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을 둘러싼 당내 시각 차이가 뚜렷하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주류 인사들은 당 쇄신과 내년 총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한 장관 카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주류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로 불리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되면 ‘검찰당’으로 전락해 수평적 당정관계를 재정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여당 내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론’을 두고 주류와 비주류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친윤계에서는 ‘한동훈 비대위’ 체제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한 장관이 당 쇄신과 내년 총선을 이끄는 간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참신한 이미지를 무기로 20대부터 40대까지 젊은층의 지지율을 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법무부 수장으로 ‘대야 투쟁’의 최전선에 서 있었던 만큼 한 장관의 전투력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도 있다. 야권 거물급 인사들과의 대결에서 대항마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거다.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한 장관에게 실려 있다고 보는 기류도 읽힌다. 주류 측은 한 장관 체제에서 이뤄질 공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내년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한 장관이 수도권과 영남 등을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한 장관 외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 정치라고 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치느냐의 이미지 경쟁”이라며 “경험이 없다는 단점은 있겠지만 비대위원에 이를 보강할 수 있는 사람을 앉히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주류 측에선 ‘한동훈 카드’를 꺼내들 시점이 아니라는 부정적 반응도 제기된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어 한 장관이 당 대표격인 비대위원장을 차지하면 검찰 정부에 검찰 정당이라는 부정적 여론에 직면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총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한 장관을 겨냥한 야권의 집중공세가 이어질 것이고, 이러면 이제 막 발을 뗀 한 장관의 정치 행보에 득이 될 게 없다는 거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 장관은 당이 잘 키워야 한다. 아껴 써야 한다”며 “아직 정치력이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온갖 풍상을 다 맞아야 하는 비대위원장 자리는 한동훈을 조기에 소진하고 총선에도 도움이 안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초선 의원은 “한 장관은 당의 대선 주자로서 중요한 자산”이라며 “내년 총선 결과에 따라 비대위원장 책임론이 부각될 것인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 장관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려도 내년 총선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황태자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한 장관의 정계 진출이 중도층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당내 비주류들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오게 되면 그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당정관계 재정립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초선 의원은 “한 장관은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비대위원장은 정치적 경험이 있고, 안정적으로 총선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지난 의총에서도 당정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한 장관이 오게 되면 국민들이 재정립한다고 느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최재형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제 이발을 하는데 우리 당의 어려운 상황과 비대위원장 선출에 관한 TV 뉴스를 듣던 이발사가 ‘한 사람만 변하면 되는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며 “우리 당이 극복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당정의 수직적 관계를 바로잡는 것이라는 소리로 들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은 적어도 이런 민심의 소리까지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이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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