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국의 상임이사국 증설 문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개혁은 책임성, 민주성, 대표성, 효율성 등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개혁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인도 두르다샨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번 인터뷰는 박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을 앞두고 진행됐으며 두르다샨TV는 인터뷰 내용을 지난 14일 오후(현지시간) 현지에서 방영했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 번의 선거로 영구히 지위를 갖게 되는 상임이사국 자리를 증설하는 것보다 정기적인 선거를 통해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식의 비상임이사국을 증설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국 정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인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 논의와 관련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답변한 것이지만 과거사 문제로 우리나라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일본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안보리는 미국과 중국, 프랑스, 영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나머지 10개 비상임이사국(순환제)으로 구성됐는데 일본은 인도, 브라질, 독일 등과 함께 상임이사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안보리 개혁을 논의하는 '상임이사국 증설 반대 중견국가 그룹(UFC)'에 참여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지위 획득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설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북한이 거부한 데 대해서는 "뭔가 관계개선의 첫 단추를 열어보고자 한 것인데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정말 이것은 인도적인 문제고 어떻게 보면 시간을 다투는 문제인데 이런 것까지 연속 거절하는 것이 정말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해 "말이 아니라 행동을 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으로 인해 북한 상황은 예전보다 더 예측불허의 상황이 됐다"며 "북한이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나 세계평화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인도 방문에 대해 "인도가 우주항공 분야라든가 IT 등 첨단산업에서 세계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 나라"라며 "이런 면에서 국제무대에서 두 나라가 협력을 강화한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두 나라 사이에 투자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이중과세방지협정 같은 것이 개정돼 한국에 투자하는 인도 기업이, 인도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이 좀 더 안정적 환경에서 투자를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의 활용과 관련해서는 "양국이 2020년까지 교역수준 1000억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CEPA의 개정이 관건"이라며 "CEPA 체결을 했지만 활용률이 40%대로 낮은 상황이고 자유화율도 다른 자유무역협정(FTA)에 비해서 좀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거기에다가 인도의 현행 실효 관세가 CEPA 관세보다도 낮기 때문에 굳이 CEPA를 활용하려는 유인, 이게 좀 약하다"며 "그래서 이것을 개정해 교역과 투자 등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는 "한국 원전은 1978년에 최초로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로 그동안 한 번도 대형사고가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해왔다"며 "한국은 원전의 건설, 운영, 그리고 안전까지도 이 부분에 있어서 인도의 아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형 원전의 독자 개발과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더 높아진 안전기준을 도입해 안정성을 높였다"며 "인도와 협력할 수 있다면 그동안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해 왔던 노하우와 기술교류로 서로에게 상당히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방위산업 및 군수 분야의 협력과 관련해서도 "한국은 남북 간 대치상황이 오래되면서 방위산업에 집중적 투자를 해서 제조능력이나 청단무기체계 종합기술 등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켜 왔다"며 "인도는 우주항공이나 소프트웨어, 기초과학에 세계적 역량을 갖고 있어 힘을 합해 공동연구와 개발을 한다면 윈-윈(win-win)할 수 있는 케이스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이 인도를 얼마나 중시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과거 일제강점기 때 인도의 시성 타골이 '동방의 등불'이란 시를 한국 국민에게 보내 어려움을 겪고 있던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적이 있다"며 "인도는 한국 국민들 가슴 속에 특별한 게 있는 나라"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