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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준비위원회 권한 놓고 국힘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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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준비위원회 권한 놓고 국힘 갑론을박
  • 안명옥 기자
  • 승인 2021.08.10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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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경준위, 너무 앞서 가…李 아이디어"
김재원 "경준위 토론, 최고위서 논의해야"
이준석 "경선기획 말고 뭐하는 조직인 줄 알았나"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쪽방촌 봉사활동. /뉴시스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쪽방촌 봉사활동. /뉴시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의 권한을 놓고 당이 갑론을박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불참으로 이준석 대표와 갈등 구도가 형성된 지난 4일 '경선 후보 쪽방촌 봉사활동', 5일 '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전체회의'를 기획한 것도 바로 경준위다.

그랬던 경준위가 오는 18일에는 예비후보 토론회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10일 후보는 물론 최고위원 사이에서도 불만이 터졌다. 이 대표가 경준위의 기획에 상당한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져 일부 후보들이 이 대표의 의도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경준위에서는 후보들의 타운홀 미팅, 당 대표 압박면접, 뮤직비디오 촬영, '1박2일' 합숙을 통한 리얼리티 프로그램 촬영 등도 논의됐다.

처음 문제를 제기한 건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다.

그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경준위나 아니면 선관위가 구성된 이후에 거기에 대해서 일일이 경선 프로그램 이게 좋다, 저게 좋다, 압박 면접을 한다, 뮤직비디오를 만든다, 이런 식의 관심도 저는 끊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이준석 대표를 직격했다.

원 전 지사는 "현역 의원들이 얽히고설켜 있는데 경선준비위원회라고 모여서 컷오프를 몇 명을 하니, 아니면 뮤직비디오를 찍느니, 아니면 서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하니, 이런 식으로 경준위가 확정된 것처럼 앞질러가는 것도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아이디어들의 상당 부분이 이준석 대표 자신으로부터 나오고 있다는 데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경선 관리에 있어 당 대표의 임무는 심판을 임명하는 일"이라며 "섣불리 나섰다가 당 대표마저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면 수습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강조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는 경선 흥행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후보들에게 맡겨 놓으면 된다"며 "경선 관리는 흥행보다 공정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경준위의 역할에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경준위가 아직 후보등록도 되지 않은 후보들을 시켜 경선을 시키고 있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준위가 본연의 임무에 맞는 역할을 하는 지도 돌아봐야하고 월권으로 보는 분들도 실제 있다"라면서 "후보들이 등록을 하고 정식으로 겨룰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토론회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번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준비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최고위원회에서 '5:5냐 7:3이냐'와 같은 당헌·당규 변경이 필요한 사안 이외의 모든 사안을 제외한 나머지 경선 과정 일체라고 명시하여 논의하고 의결해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아무 문제 없는 일들이 그냥 특정 후보들의 유불리에 대한 이전투구 속에 소비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될 때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모르는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해도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 경선준비위원회가 이런거 하면 안된다는 분은 경선준비위원회가 경선기획 말고 뭐하는 조직이라고 생각해서 의결하셨는가"라고 따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경선준비위원회의 월권 논란에 대해 "경준위 결성과 구성 과정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다 거쳤고, 그 다음에 논의하는 내용은 경준위에서 결정하는 것 아니냐"며 "뭘 월권(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여전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초 최고회의에서 경준위 구성안을 의결할 당시 '대선후보 경선 준비작업을 담당하는 위원회'로 의결한 것이 맞다"며 "다만 경선 규칙에 관련된 사안은 경선준비를 위한 경준위의 권한이 아니라 최고위의 권한"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경준위가 대선후보를 봉사활동에 참여시킨다든가, 합동회의를 한다는 것은 최고회의에 보고된 적도 없었고 논의한 적이 없었다"며 불만을 표했다.

대선후보 검증단 문제에 대해서도 최고위에서 논의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증단 설치와 관련해 비공개 회의에서 자신이 반대한 후 현재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외 어떤 논의를 했다는 것인지, 경준위 활동과 관련해 어떤 보고를 했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기왕 이준석 대표께서 최고회의에서 의논할 뜻을 밝히셨으니 당장 다음주에 예정된 경준위의 토론회 행사를 최고회의에 보고하고 논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8일로 알려진 경선 후보 토론회와 관련해 "당헌 당규상 규정되어 있는 합동연설회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이며, 선거기간 내에 하도록 되어 있고 사전에 공고하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후보를 상대로 하는 행사는 대선후보들 각자의 입장도 들어보는 민주적 절차를 갖추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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