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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기업 갑질 '신도 질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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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공기업 갑질 '신도 질투한다'
  • 양길모 기자
  • 승인 2013.10.24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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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내린 직장'의 대명사로 여겨져 왔던 공기업들이 알고보니 '신도 질투할 절대 갑'이었다.

매년 이맘 때 국감의 도마에 오르는 공기업 비리. 올해도 어김없이 터져나왔다.

그런데 내용이나 양태는 해가 갈수록 기기묘묘해져서 혀를 내두를 정도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올해 국감은 정도가 덜 하겠지라고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기가 막힐 일들이 까발겨진다.

시간외 근무수당을 부당하게 청구하거나, 공식일정도 아닌데도 출장비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이제 애교수준이 됐다. 휴일 일식집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것, 법인카드로 고급 술집에서 흥청망청 사용하는 것 등등은 더 이상 충격도 아니다.

일부 공기업 직원들은 공사발주권이나 납품업체 선정권을 휘두르며 업자들에게 집수리비 대납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 자녀 교육비까지 덮어씨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정도면 극적 효과를 위해 증폭시킨 막장 드라마 속의 갑질이 실상은 '현실의 반영'이었다고 말해도 할말이 없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낯뜨거워서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이 버젓이 벌어졌다.

'공기업 갑질'은 '공기업 부실'의 샴쌍둥이다.

수장이 바뀌거나, 신년을 맞이하면 공기업마다 한결같이 '자구노력, 자정 노력'을 약속한다만 한달만 지나도 새까맣게 잊어버린다. 그사이 해가 갈수록 부채는 쌓이고, 부실은 깊어진다.

함량 미달인 낙하산 인사.
다음 자리를 위한 징검다리 인사.
여기에 긴장감 하나 주지못할 형식적 감사.

절대 다수의 공기업 임직원들은 국민 편익과 국가 부가가치 함양이라는 본연의 자세에 충실하겠지만 드러나는 각종 갑질이나 비리, 잡음 등은 '소수만의 문제'라고 하기엔 너무 구조적이고, 관행적이다.

그나마 연중행사로 국감에서라도 기막힌 갑질이 폭로되고 있어 가속도가 붙지는 않겠지만 조금만 틈이 보여도 마냥 막장으로 치닿는 양상이다.

1년에 딱 한번 매맞으면 그만이라고 여기지 말고 이제 그만 적당히 세상사람들 '눈치'라도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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