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백신 공급 기대했던 국민은 허탈”

여권에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최고의 순방’ ‘더할 나위 없는 성과’ 등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는데 대해 국민의힘은 “자아도취에 빠지기는 아직 엄중한 시기”라고 비판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대변인은 23일 “백신 파트너십 구축 과 한국군에 대한 백신 지원을 이끌어낸 것은 청와대와 여야가 모두 함께 이뤄낸 성가”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 이후”라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성과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글로벌 백신 허브라는 두루뭉술한 홍보보다 구체적 실천방안과 백신확보에 대한 로드맵 제시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당장 백신이 시급한데 모든 계획이 중장기적 사이클에 집중돼 있으니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귀국 후 문재인 대통령이 해야할 일은 자화자찬이 아니라 백신협력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국민 앞에 설명하는 일”이라며 “또 55만명의 백신을 지원받는 대신 우리기업도 44조원을 풀었다. 수만개 일자리를 고스란히 내주고 받아오는 작은 성과에 대해 일자리 고통을 겪는 우리 청년들은 상실감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과 당 대표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도 이번 ‘숙제를 남긴 회담’이라며 아쉬운 부분을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미 정상은 원만한 선에서 주고 받기를 했다”라면서 “한미간 갈등 우려를 양 정상이 어느정도 해소한 것은 잘된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정상회담은 어려운 숙제를 많이 남겼다”라고 했다.
그는 “핵문제에 대한 외교적 수사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를 어떻게 달성할지 전략이 없다. 백신에 대한 구체적 약속이 없다는 점은 큰 실망”이라면서 “최소한 수천만 명 분의 백신 공급 약속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허탈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삼성, SK, 현대 등이 44조원의 대미투자를 약속한 것은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이 규모의 첨단투자가 이루어졌다면 우리 청년들이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이번 문재인 대통령 방미가 적잖은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되지만 부족하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어 “여전히 국익을 위한 수많은 국가적 과제들이 태평양에서 표류하고 있다. 더 치열하고 전략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면서 “실패한 대북정책과 위기에 처한 한미동맹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