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4일 새누리당 홍지만 대변인이 문재인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데 대해 "대선에서 승리한 새누리당이 경쟁자였던 제1야당 대통령 후보에게 정치적 린치를 가하고 있다"며 그 배후로 청와대를 의심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71년 대선에서 아쉽게 패배한 김대중 후보가 걸어야 했던 고난의 길을 문재인 후보에게 다시 강요하는 것 같다. 그리고 민주당에게 다시 한 번 그때처럼 지난한 투쟁을 각오하라고 새누리당이 을러대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홍지만 대변인이 개인적으로 이런 말을 함부로 했을 리가 없다. 분명 누군가의 지시였을 것이고,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이라며 "술자리에서 한 말씀이 아니라 원내대책회의에게 마이크 잡고, 기자 여러분 앞에서 한 이야기라고 들었다. 적어도 원내대표 이상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니라면 혹시 오늘 출국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출국지시 메모지라도 받아둔 것이 있나. 박대통령이 돌아오는 11일 이전까지 상황을 정리해 놓으라는 청와대의 지시가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정치테러 행위가 가능한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새누리당에게 정식으로 묻는다. 홍지만 대변인의 주장은 새누리당의 당론인가"라며 "만일에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문재인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라면, 홍지만 대변인이 아니라 대표 스스로가 직접 대놓고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민주당이 확실한 대답을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홍지만 대변인의 정치테러가 개인의 것이라면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한다"며 "광주경찰 발언한 조명철 의원을 감싸고돌던 새누리당이 이제는 제1야당 대선 후보였던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도 없이 대변인을 감싸고돈다면, 여야의 상생정치는 이제 끝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치적 예의를 지켜라"라며 "40년 전 박정희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김대중 후보를 괴롭히고 탄압했듯이 오늘 다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괴롭히고 탄압하려 한다면 민심폭발의 인계철선을 건드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