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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사장 임명 전 '특정인 취임계획' 문건 확보…파장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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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사장 임명 전 '특정인 취임계획' 문건 확보…파장클 듯
  • 엄정애 기자
  • 승인 2013.09.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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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절차 중인 농어촌공사 사장, 이미 내정 '의혹'

공모절차를 진행중인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 관료 출신 특정 인사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의심되는 문건이 발견돼 파장이 예상된다.

뉴시스가 1일 확보한 'CEO 취임에 따른 TIME-Schedule'(타임스케쥴) 문건에는 특정인이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 후 진행할 '취임전 보고 및 조치사항', '취임 당일 차량 이동경로', '취임 이후 주요 일정' 등이 상세히 작성돼 있다.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의 최종 임명 절차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특정인이 이미 후임 사장으로 내정된 것처럼 비춰질 수 있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점에서 해당 문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후폭풍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된 문건에는 이상무 FAO(국제식량농업기구) 한국협회 회장을 특정하고 있다.

이 회장은 농림수산부 시절 농업구조정책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갖춘 농업전문가로, 지난해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행복한농어촌추진단장을 역임하는 등 이미 농어촌공사 사장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문건 내용 중 취임 당일(D-day)날 'CEO는 FAO 차량이용 세종시로 직접 이동'이라는 문구가 관련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와 함께 '현재 사장 명함에 이름만 바꿔라'라는 친필도 확인할 수 있다.

임명 절차가 남은 상황에서 '농어업인단체 간담회는 취임 후 1주일 이내에 조기 개최' '언론매체 간담회 개최(추석 前 완료)' 라는 사실상 임명시기를 점칠 수 있는 문구도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또 '전략기획·조직/인사쇄신·청사이전 등 3개반 15명 내외 조직 구성', 'CEO 경영철학 구체화를 위한 T/F(혁신본부) 발족' 등 취임 후 우선 시행할 업무 내용까지 자세하게 적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문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 FAO 정종철 사무총장은 "문건 자체를 알지 못한다. 전혀 본적도 없고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소문도) 들은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농어촌공사 측도 "우리가 만든 문건이 아니다. (사장이) 임명된 후 스케줄을 만들지 미리 만들어 놓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부에서 (사장 후보 예상자와) 가까운 사람이 미리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고 몸을 낮췄다.

공공기관장 공모와 임원추천위원회 개최, 공공기관운영위 개최, 대통령 최종 임명까지는 보통 한달에서 한달 반 가량이 걸린다. 따라서 인선작업을 서둘러도 9월 중순 추석 전후나 10월초 쯤 공공기관장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관측됐다.

농어촌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8월7~16일까지 사장 후보자 공모 후 면접(8월21일)을 거쳐 배부 농어촌공사 부사장, 이원희·허윤진 농어촌공사 전 부사장, 이상무 FAO 한국협회 회장, 하영제 농수산물유통공사 전 사장 등 5명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사장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임명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내정자를 가늠하기 힘들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을 보더라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대거 중용돼, 청와대 내에서도 '외부 공개'가 금기시 돼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해당 문건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근혜정부는 관료 출신이 공공기관장 자리를 독점하는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동안 공기업 사장 등의 선임 절차를 보류했지만 모양새에 그치는 셈이 된다.

실제로 농축산식품부 뿐만 아니라, 현 정부들어 정부 부처의 산하기관장이 고위 관료 출신들로 메워지면서 '제 식구 챙기기'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모절차 중 공기업 사장 '특정인 내정' 의혹 문건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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