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7일 박근혜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워낙 이명박정부에서 남북관계가 뒤로만 후퇴했던 탓에 이 정도의 성과도 크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아직 박수를 치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병석 부의장의 주최로 열린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한반도 전략세미나' 축사를 통해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구체적인 남북관계의 비전을 담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박근혜정부 출범 6개월 간 남북관계에 대해 "많은 우여곡절도 있었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개성공단은 다시 정상화의 해법을 찾아가고 있고, 이산가족 상봉도 재개키로 했으며, 이제는 금강산관광까지 논의하기로 한 데 대해 다행이라는 반응들이 다수"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정부는 여전히 '선관후민'이라는 당국자 중심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그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비핵화 등 정치군사적인 전제조건을 전면에 내세웠던 이명박정부와는 다르게 정경분리의 원칙을 나름대로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당국중심의 대북접근은 한반도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경분리와 함께 '선민후관'의 원칙을 견지하는 게 지속가능하고 예측가능한 남북관계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래야 경협에 뛰어든 경제인들도 안심하고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은 돌발적인 상황 하나만 터져도 7000만 겨레가 마음을 졸이고 남북관계 전체가 올스톱되는 현재와 같은 불안정한 남북관계는 이제 마감됐으면 좋겠다"며 "냉전체제가 해체된 지도 30년이 넘었고, 미국과 중국도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때에 한반도만 세계 유일의 냉전지역으로 남아 서로 대립하는 것은 매우 불행하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