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조사 최종일인 23일 결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여야의 의견을 동시에 결과보고서에 포함시키자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국정조사 내용과 형식 전반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결과보고서 채택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위 위원장인 민주당 신기남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께 국회에서 11차 회의를 열어 "오늘 국정조사 보고서 채택을 위한 특위 개최 일정이 합의돼있지만 여야 간사 간 결과보고서 채택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았다. 협의 도중인 것 같은데 이 자리에서는 보고서 채택 여부에 대한 위원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특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오늘 회의장에 오기 전에 여러차례 정청래 간사에게 결과보고서를 채택하자고 요청했지만 정 간사가 번번이 거절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권 의원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달라진 게 없다. 그러므로 나머지는 사법부의 판단에 남겨두고 야당과 여당의 시각을 병렬적으로 기재한 결과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채택 안하면 일을 안 한 꼴이 된다. 회의 결과를 남기는 게 국회의원의 도리고 선례와 역사를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채택을 거부하는 것은 아집이고 독선이고 국회사의 오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이라도 우리가 보고서를 채택하면 쟁점이 무엇이고 법원에서 다뤄질 논점이 무엇이 될지 알려줄 수 있다. 또 50일간 국정조사를 했는데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며 "초안도 다 만들어져있다. 여기에 여야 주장이 공평하게 실려 있는데 왜 이걸 채택 안 하냐"고 따졌다.
권 의원은 또 야당의 단독보고서 발표 방침에 대해 "민주당이 합리적 이유 없이 결과보고서 채택을 안 하고 야당만의 단독보고서를 낸다고 정치공세를 하는데 과연 대국민 보고서를 국민 몇사람이나 보겠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야가 상생하고 공존하는 국회상을 만들기 위해 여야의 의견을 반영하는 국정조사 보고서를 채택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야당은 결과보고서 채택 거부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거짓과 진실이 뒤섞여있는데 결과보고서를 채택하면 국민은 혼란스럽다. 거짓은 분류하고 진실은 진실대로 말해야 한다. 진실과 거짓의 거리가 먼데 함께 넣자는 것은 진실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병렬 병기는 결과를 흐려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다. 저희는 진실과 거짓을 뒤섞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당 박범계 의원도 "국정조사를 했으니 결과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지만 이번 국정조사는 내용과 실질이 모두 충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민주당과 야당 특위위원은 혼신의 힘을 다해 증인을 채택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새누리당 특위 위원들은 여름에 너무 덥다며 휴가를 갔다"며 새누리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원세훈·김용판 증인채택 문제, 동행명령 문제, 원세훈·김용판의 청문회 선서거부 등을 지적한 뒤 "새누리당 위원들은 국선변호사를 방불케 했다. 일방적인 변호였고 불법에 사실상 가담한 것이다. 여기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말했다.
같은당 전해철 의원도 "(이번 국정조사에는)형식적 절차적으로 하자가 있었다. 정상적인 국정조사 진행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결과보고서를 채택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불완전한 국정조사에서 결과보고서 채택은 도리에 맞지 않다"라며 채택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