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협상 타결의 전주곡인가, 아니면 파국의 징후인가'
14일 오후 2시부터 재개될 예정이던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이 예정보다 2시간 가까이 늦게 시작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6차례 실무회담에서 공단 가동의 공통분모를 찾는데 실패하며 초읽기에 몰린 양측이 점진적인 양보로 대화와 협력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파국으로 향하고 있는 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날 오후 3시50분께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2차 수석대표간 접촉을 재개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당초 2시부터 수석대표 접촉과 전체회의 등을 통해 협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었으나, 회담 재개가 2시간 가까이 늦춰진 것이다.
이날 회담은 수석대표간 2차 접촉이 시작된지 35분만인 오후 4시 25분에 종료됐다. 현재 공단 정상화를 위한 실무회담 재개가 늦어지고, 또 회담이 재개된 지 30여분 만에 협상이 끝난 배경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협상 재개가 늦춰진 것과 관련, 양측이 개성공단 사태의 재발 방지 방안을 놓고 접점을 찾는데 난항을 겪었으며, 이로 인해 북측이 우리 측 수정 제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하는 등 맞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은 열려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7차 회담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북측이 조평통 담화를 통해 전보다 진전된 안을 내놨다는 점에서 양측이 서로 수용가능한 접점을 마련하느라 시간이 걸린 게 아니냐는 '낙관론'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협상전문가인 박상기 글로벌 협상컨설팅 대표는 이번 실무 회담 타결 가능성에 대해 "무조건 끝나봐야 안다. 이런 거창한 협상은 합의를 대부분 끝낸 상태에서 해야한다. 무조건 끝나봐야 안다"며 예단을 경계했다.
주요 협상은 물밑 접촉을 통해 양자간 이견을 대부분 해소한 상황에서 출발하는 데 비해, 이번 회담은 양측 이견이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회담 타결 여부를 놓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기는 아직은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도 "회담이라는 것이 다 될 것 같다가도 한 문구로 2~3시간씩, 심하게는 5~6시간씩 연장이 되기 때문에 속단하기 어렵다"며 "(진전상황은 오전회의를 했기 때문에 평가하기 이르다"고 밝혔다.
앞서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시작, 30분 만에 마친 뒤 11시부터 40분 간 1차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다.
우리측은 회담에서 재발방지 보장'에 중점을 두고 개성공단 국제화와 공동위원회 구성을 위한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이에 대해 지난 7일 발표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특별담화에서 밝힌 내용을 중심으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평통 담화문은 남측 입주기업의 개성공단 출입 허용, 남측 인원의 신변안전 담보·재산보호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담화문은 특히 “북과 남은 공단 중단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떤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공단의 정상운영을 보장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