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7일 여야 관계를 풀기 위한 박근혜 대통령의 5자 회담 역제안을 민주당이 사실상 거부한데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여야 대표로부터 박 대통령과의 회담 제의가 있어 대통령께서 회담을 하자고 했는데 이번에도 민주당이 또 거절을 해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고 이정현 홍보수석은 전했다.
김 실장은 이어 "국민을 위해 만나는 것이고 만나서 산적한 현안을 논의하는 것이 좋겠다고 보는데 안타깝다"며 회담 대상에 원내대표를 포함시킨 점을 두고 민주당이 거부반응을 보인 데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는 문을 열어놓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해 대화의 문을 닫아 놓지는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의 5자 회담 제의에 대한 김한길 대표의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청와대 제안 거부 입장을 밝히고 박 대통령과 김 대표간 단독회담으로 주요 정국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자고 거듭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번 5자 회담까지 포함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여야 지도부와의 삼각회담을 민주당이 수차례 거절한데 대해 적잖이 불편해 하는 기색이다.
앞서 청와대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난항을 겪던 지난 3월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회담을 추진했지만 민주당이 거절해 무산됐으며 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을 맞은 6월 초 화합의 의미를 부여하기 제안한 회담도 민주당의 요청으로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실장은 전날 5자 회담을 공식 제안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대통령께서는 여러 차례 여야 대표와의 회담을 제의하셨지만 야당의 반대로 여당 대표와만 회담하신 것을 아쉽게 생각하고 계시다"며 이같은 입장을 에둘러 표명한 바 있다.
특히 청와대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제안했던 3자 회담에는 민주당이 "청와대의 공식제안이 있다면 정국상황이 엄중한 만큼 형식과 의전에 매이지 않겠다"고 밝히고서도 막상 5자 회담은 거부한 것을 두고 불쾌해 하는 눈치도 엿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