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 내 지방 출신 최고위원들이 8일 정부의 지방공약 이행계획에 불만을 드러냈다.
새누리당 유수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정부의 지역공약 관련 언론보도를 보면서 정부가 과연 의지를 갖고 추진하려는 것인지 그저 시늉만 내며 시간벌기 하는 게 아닌지 솔직히 좀 어정쩡하게 느껴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주요 언론들도 지방자치단체별 공약에 대해 현 정부 내 이행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며 "당내 구성된 특위를 즉각 가동하고 합리적이면서도 전향적인 방안을 정부에 적극 제시해 당의 강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못할 경우 가까운 재보선, 내년 지방선거, 멀리는 정권재창출에 있어 두고두고 부담으로 남게 될 것"이라며 "(지방공약은) 현 정부 임기 내내 달고 다녀야 할 이름표"라고 강조했다.
강원 몫 지명직 최고위원인 한기호 최고위원도 "춘천·속초간 고속철도가 사실상 무산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가 강원도를 홀대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께서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를 들어 지방을 홀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지방이 활력을 찾지 못한다면 국가가 활력을 잃게 된다. 지역 SOC 공약에 대해 생색내기·면피용이 아닌 국토의 대동맥을 잇는다는 취지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아가 "춘천·속초 고속철도와 관련해 예비타당성 조사 문제를 들고 나온다는 것은 대한민국은 지도에서 강원도 지우겠다는 것이냐"며 "천편일률적인 예비타당성 조사만 강조한다면 또 다른 정권의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교통 환경의 미래 가치를 생각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에서도 지역공약 이행계획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지난 5일 정부는 박근혜정부 지역공약 이행계획을 통해 대선 당시 약속한 167개의 공약사업을 발표했지만 절반이 넘는 96개의 신규 사업에 예산책정계획도 재원마련 대책도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행 의지가 의심받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지역에 다니며 발표했던 공약 중 핵심이 되는 4대 공약에 대해 말을 바꿨다"며 수도권광역 급행철도 건설 공약, 광주 자동차 100만 생산기지 육성 공약, 과학벨트 공약, 춘천·속초 고속화 철도 조기착공 공약의 불발을 문제 삼았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아무런 말도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약을 만든 참모들에게 따지고 또 따져서 점검했다는 대통령께서 공약 뒤집기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게 박근혜 대통령의 본 모습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지도자는 국민들과 맺은 약속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켜야 한다는 박 대통령 스스로의 말처럼 지역 4대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계획과 방안을 마련해 국민들 앞에 내놓으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