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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강원랜드 ‘그들만의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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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강원랜드 ‘그들만의 잔치’
  • 홍춘봉 기자
  • 승인 2013.06.30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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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기업’ 강원랜드가 창립 15주년을 맞아 지난 28일 대연회장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이날 기념식에서 회사발전에 헌신한 직원들에게 모범상, 공로상, 근속상을 주며 노고를 치하, 격려한 뒤 최흥집 대표는 창립 15주년을 계기로 제2의 도약과 지역상생을 강조했다.

강원랜드 창업 15년 의미가 임직원에게 더욱 각별했던 것은 2011년 말 독점적 지위의 10년 연장에 이어 카지노 영업장 증설이 마무리되는 등 ‘숙원사업’이 말끔히 정리된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이 바라보는 강원랜드 창립 15주년의 의미는 직원들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창립기념식에 지역주민은 누구도 초대받지 못하는 ‘그들만의 잔치’에 그쳤고 직영 직원들에게 곧 지급될 3200명분의 창립기념품도 주민들의 눈에는 ‘호화’ 제품으로 마련됐다.

해마다 연말이면 1인당 수천만원 이상의 ‘성과급잔치’를 베풀고 국내 리조트 업계 최고의 연봉을 자랑하는 강원랜드 임직원 일부의 고급 외제차 구매와 명품 쇼핑소식은 지역정서를 혼란스럽게 한다.

지난 15일 783억원의 통상임금 집단소송 청구를 보며 주민들은 “3년간 못 받은 통상임금이 1인당 2500만원이 넘으면 본봉은 도대체 얼마란 말인가”라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원기준 광산지역사회연구소장은 “강원랜드는 직원을 위해 만들어진 회사가 아닌 폐광지역 회생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국인 출입 카지노라는 엄청난 특혜를 준 것은 지역회생을 위한 것인데 본말이 전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원랜드의 파트너’ 태백시는 제17회 태백쿨시네마페스티벌의 개최를 앞두고 5000만원의 지원금 가운데 갑자기 2000만원만 지원한다는 강원랜드의 일방 통보에 당혹해 하고 있다.

일부에서 강원랜드의 방만 경영 논란에 임직원의 ‘군살 빼기’는 없이 지역축제 지원금만 대폭 삭감하려는 것은 지역상생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매년 강원랜드가 예상을 뛰어넘는 매출과 순익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것은 특출한 마케팅이나 훌륭한 CEO, 숙련된 딜러 때문이 아니라 ‘독점적 지위’로 인한 것이다.

이제 강원랜드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창립 15년을 맞아 모범 직원의 표창에만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

폐광특별법 및 회사설립 배경을 임직원이 제대로 알고 지역을 우선하는 마음자세를 가질 때 ‘지역상생’은 자연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 ‘행동 따로 말 따로’하는 상생은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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