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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조용필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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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조용필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강지은 기자
  • 승인 2013.04.25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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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순 셋'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았다. 감미로운 목소리와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는 좌중을 압도했다.

10년 만에 돌아온 '가왕' 조용필이 지난 23일 쇼케이스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팬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10대부터 60대까지 2000여명의 관객이 공연에 몰두했고, 일부 중장년층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타이틀곡 '헬로'는 이날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실시간 1위를 차지했다.

올해로 데뷔 45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가수는 나이도, 외모도 아닌 노래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가요계에서 조용필이 연일 회자되고 있다면, 주식시장에서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화제다.

서 회장은 지난 16일 "주가를 끌어내리려는 공매도 세력과의 싸움에 지쳤다"며 "보유지분을 모두 외국계 제약사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뒷짐만 지고 있는 금융당국에 대한 질타도 쏟아냈다.

하지만 '공매도가 얼마나 심했으면 코스닥 대장주인 회사까지 팔려고 할까'라는 시장의 안타까움은 곧 셀트리온과 서 회장을 둘러싼 불신으로 바뀌었다.

우선 셀트리온 보다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다른 기업들은 가만히 있는데 왜 유독 셀트리온만 공매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 회장이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금융회사로부터 40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가에 그토록 민감했던 이유가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 우려 때문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또 서 회장이 소액주주로부터 557억원의 대출을 받았다는 사실과,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속출하면서 셀트리온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공매도 세력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 때문에 공매도가 몰린 것이란 분석이다.

서 회장은 여전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셀트리온에 대한 공매도와 악성루머 유포 등과 관련된 불공정거래 여부를 살펴보기로 했다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볼 일이다.

서 회장이 주식시장의 오랜 '명언'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주가는 기업의 실적을 반영하고, 그 실적은 공매도가 이기지 못 한다'는 말이다.

셀트리온을 둘러싼 갖은 의혹을 불식시키긴 위해서는 공매도를 탓하기보다 실적으로 승부해야 한다. 주가에 연연하기보다 '램시마'의 유럽승인 여부에 촉각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조용필이 '노래' 하나로 많은 팬들의 신뢰를 얻는 것처럼 서정진 회장도 '실적'으로 잃어버린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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