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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올봄 우리 아이와 '탄생목' 행복을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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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올봄 우리 아이와 '탄생목' 행복을 심자
  • 김지원기자
  • 승인 2013.04.05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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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1년만이다. 유난히 추웠던 겨울 날씨 탓에 얼마나 기다렸던 봄이었던가? 여전히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어느새 봄기운이 완연하다.

남쪽지방은 이미 굽이굽이 흐르는 맑은 강을 따라 산수유와 매화, 벚나무가 형형색색의 빛깔로 흐드러지게 숲을 수놓고 있고, 곱디고운 하늘 빛깔아래 한적했던 산골마을은 꽃마중 나온 상춘객들로 가득하다.

이웃 일본에서는 벚꽃이 예년보다 열흘이나 일찍 만개했다고 한다. 1, 2월은 무척 추웠지만 3월 들어 평균기온이 크게 오르며 추운 겨울과 따뜻한 봄이 겹쳐 꽃눈이 일찍 열린 것이다.

우리나라도 사정이 비슷해 특히 남쪽 지역에서는 꽃 없는 꽃 축제가 될 판이라 공무원들이 안절부절 못한다는 웃지 못 할 뉴스까지 나오고 있다.

어찌됐든 이렇게 일찍 찾아온 봄꽃 소식에 우리 모두의 마음이 왠지 모를 행복함에 들떠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혹독했던 추위와 삭막한 도시의 일상생활에 지친 시민들이 저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꽃향기 가득한 숲속을 거닐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단지 숲이 좋아 입사해 30여년 간 산림공직자로 근무해 온 내 마음도 덩달아 환해진다.

이처럼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우리 마음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날이 있다.

바로 4월 5일 식목일이다. 60~70년대만 해도 주요 국정지표 중 하나가 ‘치산녹화(治山綠化)’였을 정도로 식목일을 즈음해 나무를 심기는 것은 모든 이가 참여하는 그야말로 주요 국민행사 중의 하나였다.

공휴일로 지정된 식목일이면 공무원뿐만 아니라 까까머리 학생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주변의 헐벗은 민둥산에 나무를 심곤 했다.

이와 같은 정부와 국민들의 정성어린 노력이 모여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에서 산림녹화의 롤(Role)모델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울 만큼 유례없이 빠른 기간에 훌륭한 나무와 숲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후 급속한 경제개발과 주40시간 근무제 도입 등 라이프스타일이 급변하면서 나무심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는 저하되었고 2006년부터는 '식목일'이 국가지정 공휴일에서도 제외되게 되었다.

또한 가족 구조도 핵가족화 되면서 매년 이맘 때 주말은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을 가는 것이 더 보편화 되면서 나무 심는 모습 보기가 힘들어진 게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림청에서는 68번째로 맞이하는 식목일이자, 국토 녹화에 착수한지 4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가족 단위 나무심기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이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특별한 나무심기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바로 '탄생목' 심기 행사이다. 아이의 이름으로 어린 나무를 심으며 출생의 기쁨을 온 가족이 평생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숲에서 행복을 찾도록 하겠다는 산림청의 '생애주기별 산림복지체계' 구축과 맞물려 추진되는 것으로, 전국에서 식목일을 전후하여 탄생목 심기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영남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남부산림청에서는 식목일 전·후 나무심기와 함께 탄생목 심기행사를 영주와 구미지역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탄생목은 아이가 지난 18대 대통령 취임식에 동네 주민들이 박대통령께 선물하며 화제가 된 사시사철 푸른 '전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아이의 이름으로 심은 묘목 한그루가 후에 커다란 나무가 되어 다른 숲과 녹색향연을 이루듯이, 고사리 손으로 나무를 심은 아이 또한 훌륭한 성인으로 성장해 우리 사회의 훌륭한 녹색인재로 자라날 것이다.

여러 가지 일로 바쁘겠지만 4월에는 가까운 숲에 들러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행복 나무 한그루를 심어보자.

화창한 하늘과 포근함 속에 성큼 다가온 봄을 만끽하며 가족의 행복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김판석 남부지방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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