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교육청 청사의 용산구 이전에 대해 시의회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의회 민주통합당 김문수 대변인은 19일 "낡은 학교시설과 부족한 교육예산을 뒤로한 채 교육감과 교육청공무원의 쾌적한 근무환경 개선을 위하는 것"이라며 시교육청 이전사업의 전면 중단을 요구했다.
앞서 문용린 시교육감과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지난 13일 용산구 후암동 168번지 일대 옛 수도여고 부지로 시교육청을 이전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종로구 신문로2가에 위치한 시교육청은 1981년도에 지어져 노후화된데다 공간도 협소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시교육청과 용산구는 MOU체결 배경에 대해 "환경 개선 및 변화가 필요한 교육청의 입장과 수도여고 이전에 따른 교육시설 활용을 위한 구청장의 의지가 맞아 떨어지며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전 부지로 지목된 옛 수도여고 부지는 시교육청 소유다. 용산구는 도시계획용도변경을 지원해주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현재 시교육청이 기능상으로 크게 문제 될 게 없음에도 무리한 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5세이하 영유아에 대한 보육비 누리과정 지원으로 올해 2300억원의 지출이 늘어나 낡은 학교시설개선사업을 예산에서 삭감하고, 중3~고3까지의 전면무상급식도 못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무상교육, 중고교생 교복지원, 각종 방과후 학교, 체험 실습 교육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시교육청 건물이 안전진단 결과 붕괴위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만큼 좁은 것도 아닌 상태"라며 "일반 학교는 부족해 졸업식도 교실에서 치러야하는 상황에서 (청사이전은) 너무 앞서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용산구는 사실상 강남권의 8학군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강남북 교육격차도 심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라며 "문용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이전보다는 학생들에게 더 필요한 교육예산 확보에 주력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의회측의 지적에 대해 "청사 노후화가 솔직히 너무 심하다. 이 건물이 벌써 30년 이상 된 것"이라며 "교육청이 돈이 없어서 미루다, 미루다 이제 실행하려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시교육청)공간이 문화재 보호지역이어서 증개축도 불가하다. 게다가 지금 수도여고 지역에는 학교 수요도 없어 우리가 거기 들어가면 땅값도 안 들어간다. 또 교육부 특별교부금을 받아서 진행할 것이어서 금전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시교육청에 따르면 청사 이전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교육청은 MOU체결 후 건축비용 등을 조사하는 등 이전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