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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재벌가 사위의 '남성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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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재벌가 사위의 '남성 걱정'
  • 정일환 기자
  • 승인 2012.12.1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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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최근 트위터에 남긴 몇마디 말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다.

정 사장은 얼마 전 자신의 트위터에 "식당이나 카페에서의 카드사용 통계를 보면 여성 회원 사용이 더 많은 장소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남성들의 지불이 압도적으로 더 많기 때문. 불쌍한 남자들, 언제까지 이러고 사실 건가"라는 글을 올렸다.

현대카드가 회원 950만명의 최근 1년간 외식 성향을 분석한 결과 커피전문점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40% 이상 많은 금액을 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조사결과에 대한 소감이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커피전문점에서 남성들은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보다 더 많은 돈을 카드로 지불했다. 정 사장은 이를 남성이 여성 대신 커피값을 내주면서 생긴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정 사장의 글은 온라인에서 제법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커피 구매 주체를 둘러싸고 여성 비하 논란까지 일었다.

일부 남성은 "여성들의 명품 구매율이 OECD 1위인데 명품 살 돈으로 남성에게 커피 사라"는 식으로 반응했고 여성들은 "커피숍에 가봐라. 여성만 있는게 아니라 남성끼리 온 손님들도 많다"며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정태영 사장은 황급히 수습에 나섰다. 그는 "가벼운 농담 했다가 OECD통계까지 나오는 격론 속에 현카는 여성민심 잃고 있습니다. 남성분들 커피 정도 그냥 사세요. 저도 그렇게 살았고 여러분들도 그렇게 사세요. 데이트신청은 여러분들이 하잖아요. 난 여성 편입니다"라고 추가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성을 '커피 얻어먹는 존재'로 보는 글이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정 사장은 지난해 이맘때도 카드수수료와 관련해 소신발언을 했다가 네티즌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당시 정 사장은 트위터에 "젖소목장이 있는데 우유판매는 적자라서 정작 소 사고파는 일이 주업이 되었다"면서 "그런데 소 장사로 돈을 버니 우유 값을 더 낮추란다"고 적었다. 우유판매는 가맹점 수수료, 소 판매는 카드론 등 대출 사업을 비유한 말이었다. 해석하자면 수수료 수입이 적어 대출 사업을 했더니 가맹점 수수료를 더 낮추라는 압박이 들어온다는 불만이었다.

이어 그는 "우유배달을 하는데 매일 한 드럼을 사는 곳보다 한 병을 사는 곳의 우유 값이 비싸긴 하다"면서 "하지만 한 병 배달은 지금도 대부분 손해인데 우유 값을 한 드럼 사는 곳과 같이 하란다. 한편으로 한 드럼 사는 곳도 만날 경쟁이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한 드럼을 사는 곳은 대형 유통업체, 한 병을 사는 곳은 중소 가맹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돈 안되는 중소가맹점과 큰 손님인 대형 유통업체가 같은 수는 없다는 논리다.

당시 정 사장의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은 "우유가 품질과 맛으로 승부해야지, 각종 색소(포인트)와 첨가제(각종 이벤트)로 승부해서는 소비자에게 외면당한다"며 반발했었다.

묘하게도 정 사장을 둘러싼 구설은 매번 트위터에서 출발, 트위터로 끝장을 본다.

'과유불급'. 소통의 수단인 트위터가 골치아픈 구설의 진앙으로 변질된다면 이젠 적당히 횟수를 줄이는 것도 병법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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