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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 자치구 공단 '문화로 通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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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서울 자치구 공단 '문화로 通하다'
  • 뉴시스
  • 승인 2012.09.2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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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공기업이라고 하면, 국가공기업 또는 규모가 큰 시도 단위 지방공기업에 대한 역할만 주로 부각이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주민들이 제공받는 서비스 체감 측면에서 본다면, 주차장 관리와 체육, 문화시설 운영 등 주민생활과 밀접하고 피부에 와 닿는 사업을 하는 기초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이 제공하는 서비스야말로 주민생활의 편익과 직결된다.

지방자치단체나 정부에 대한 신뢰수준까지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서비스에 대한 신뢰여부는 곧 주민들과 현장에서 이뤄지는 소통으로 귀결이 된다고 보고 있다.

나는 취임 후 지난 1년간의 현실경영에서는‘선비적 문제의식’으로 공단의 비전을 고객에게 신뢰받는 일등공기업으로 재정립했다.

이를 행동화하는 과정에서‘상인처럼 지혜를 짜내 이해타산을 맞추는 현실감각’, 즉 분명한 문제의식을 갖고 고객이 나에게 과연 무엇을 바라는지, 나는 어떻게 실천을 할 것인가에 경영의 중점을 두었다

무엇보다 먼저 고객과 마주해서 통해야 했고 공감이 필요했다. 인위적으로 자리를 만들다보면 의례성 행사이거나 쇼(?)라고 자칫 거부감이 생길 수 있고, 그래서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문화이벤트’였다.

사실 소통에 가장 유용한 매개체는 문화활동이다. 타인들 간의 공감은 이익을 벗어난 정서적 매체를 접할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얻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화활동은 대화와 의사소통의 매개체로 타인들 간의 생각을 교환하는 매체로 작용하게 되는데 선입견이나 편견 등을 누그러뜨리게 하면서 진정한 소통의 문화가 성립된다고 한다.

서울에서는 문화를 향유하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는데, 웬 문화활동이냐고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등잔 밑이 어둡다. 쏟아지는 문화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많은 주민들은 문화 프로그램의 선택에 혼란해 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가족과, 마음 맞는 친구와, 정다운 이웃과 함께 할 수 있는 맞춤형 문화, 기존과는 색다른 체험형 문화활동인‘문화이벤트’였다.

지난 1월 스키캠프를 시작으로 '눈꽃테마여행' '영화산책' '안면도 1박2일 봄소풍' '뮤지컬관람' '북촌길 역사탐방' '한탄강 래프팅'에 이르기까지 매달 문화이벤트를 진행했다.

고객과 함께 대화하면서 생각과 의견을 마음에 담으면서 공감하고 일치하는 부분을 찾을 수 있었는데 이것이 주효했는지 근래에 와서는 이벤트가 끝나기가 무섭게 다음 달은 뭐냐고 문의가 올 정도니 고객들과 '통(通)'했다.

지난 7월 '한탄강 래프팅' 도중 휴게지점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휴게소 직원 2명이 물에 빠진 것을 발견하고 우리직원(수영교사)이 뛰어들어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고객과‘통(通)’해 온 지난 7개월,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도 깼다. 흔히 최신의 문화시설만을 앞세우는 거창한 문화가 아닌 누구든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살아있는 문화를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조금 색다른 체험과 즐길거리로서 문화를 찾아보면 어떨까.

요즘 현장을 다니면서 마주치는 고객들에게 스스럼없이 주인의식을 강조한다. 얼마 전 공단 명칭(시설관리공단)과 체육시설 명칭(상도스포츠클럽)을 바꿨는데 좋은 반응을 보였다.

또 하나, 그동안 동작주민들은 잘 갖춰진 5개 체육시설에서‘몸(身)’을 단련해 왔는데, 이제는 문화이벤트로 ‘마음(心)’까지 단련할 수 있게 되었으니 공단 책임자로서 기쁘다.

굴뚝 없는 산업, 문화를 살리자고 다들 말하지만, 문화라고 하면 너무나 거창한 것만 생각하다 보니 생각만큼 실천이 쉽지 않다.

이러한 문화적 실천들이 고객을 감동시키고 신뢰까지 얻는다면 이것이야말로 문화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며, 찰스다윈의 진화론에서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존환경에 맞게 최선의 적응전략을 갖추는 길이기도 하다.

최영수<서울 동작구 시설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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