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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구도시철도 안전불감증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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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구도시철도 안전불감증 어디까지…
  • 최창현 기자
  • 승인 2012.08.06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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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하면서도 매번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안전불감증 탓이다.

안전불감증은 말 그대로 사고가 잦다보니 사고가 나도 무감각해져 설마 어떻게 되겠냐는 방심(放心)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대구도시철도 공사현장에서 인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철로 위에서 작업하던 인부가 떨어져 숨지는가하면, 철공구조물이 쓰러져 차를 덮치는 등 올해에만 벌써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공사장 내 안전의식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 중구 남산동 명덕네거리 대구지하철 3호선 공사장에서 80t급 천공기가 쓰러져 신호대기 중이던 아반떼 승용차 등 차량 5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지난 5일 새벽 1시15분께.

이 사고로 아반떼 운전자 천모(31)씨가 현장에서 2시간만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고 차안에 함께 타고 있던 김모(32)씨는 정신적 충격으로 아직도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경찰은 땅파기 작업을 하던 천공기가 후진을 하던 중 연약지반이 일부 침하되면서 넘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해 경찰은 "곳곳에 천공 작업을 한 연약지반 위에서 천공기가 다시 작업을 했으며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한 지반이 일부 침하되면서 천공기가 넘어져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반이 연약해진 것을 고려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하다간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으며 대구도시철도공사도 당연히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장마철 직후여서 지반이 약해질대로 약해져 천공기의 무게를 받쳐주지 못해 발생한 피치 못한 사고였다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사장 사고의 대부분은 부주의와 정비 불량 같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된다. 이번 사고도 거듭된 공사로 지반이 약해졌음에도 충분히 대비를 하지 않은 해당 부서의 직무유기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감독관 등이 세심한 주의와 관심만 기울였다면 이런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어서 사망자의 유족들은 더 큰 울분을 느낄 것이다.

여러가지 사고 징후들을 무심코 지나친 대구도시철도공사의 안전 불감증과 오만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이에 앞서 지난 4월6일엔 북구 태전동 도시철도 3호선 공사현장에서 50대 인부가 작업 중 7m 아래로 떨어져 숨졌으며, 올 3월26일에는 수성구 두산동 3호선 공사현장에서 용접 중이던 50대 인부가 수십 t 짜리 철공구조물에 맞아 즉사했다.

잇따른 사고는 공사현장 관리·감독이 부실했을뿐 아니라 사고 뒤에 곧바로 시정조치가 없었다는 걸 방증한다.

이에 대해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각 공사현장마다 공사 내용과 성격이 다르다보니 안전대책에 대한 매뉴얼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각 공사 구간은 현장 공사책임자의 역량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각 공사현장에선 근본적인 안전대책도 없이 '그때 그때 알아서 주먹구구식으로' 위험을 감수하면서 공사를 진행해 왔다는 말인가.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되풀이 되는 걸 막으려면 대구도시철도는 갖가지 안전사고 등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담당부서를 따로 두고 안전사고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대구시는 형식적인 안전점검과 관리감독 소홀을 엄중 문책하고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인재(人災)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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