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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트라, '조촐한' 50주년 기념식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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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트라, '조촐한' 50주년 기념식 아쉬운 이유
  • 추인영 기자
  • 승인 2012.06.15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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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가 14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양재동 본사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실 올해 50주년을 맞은 공기업들은 꽤 많다. 박정희 대통령이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행하면서 많은 공기업들이 동시에 설립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트라의 '50주년'은 지난해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데 이은 것이라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이날 코트라 본사에서 열린 것도 상징성을 더했다.

초청 인사들의 면면도 화려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고 비탈리 펜 우즈베키스탄 선임 외교대사 같은 외교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대통령도 직접 행사장을 찾아 "우리 어머니와 누이들이 머리카락 잘라서 가발을 만들어 팔고 밤새워 봉제품을 만들어 1964년에 1억 달러로 시작했던 우리 수출액은 지난 50년간 무려 1만배가 증가했고 무역액은 1조 달러를 이뤘다"고 대한민국 무역 50년사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대한민국 무역의 역사와 미래를 기념하고 다짐하는 이 뜻 깊은 행사는 의외로 조촐했다.

이날 행사가 열린 코트라 본사의 취리히홀은 겨우 2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때문에 정작 이날 행사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코트라 직원들은 이 대통령은 커녕 행사장 구경도 못하고 사무실에서 인터넷 생중계로 행사를 구경해야 했다.

행사 준비 과정에서도 혼선이 빚어졌다. 당초 오전 10시30분부터 시작해 오찬을 제공하기로 했던 일정이 행사를 1주일여 앞두고 오전 10시로 당겨지면서 오찬이 취소됐다. 이미 인쇄에 들어갔던 초청장도 무용지물이 됐다.

코트라 입장도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다. 경제도 가뜩이나 안 좋은 상황에서 공기업이 행사를 성대하게 치렀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코트라로서는 큰 호텔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보다는 코트라 50년 사진 전시회 등 부대행사 등을 감안해 코트라 본사에서 행사를 치르는 게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라고 판단했을수도 있다. 공기업 입장에서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었을테니까.

규모는 조촐해도 좋다. 아니 오히려 칭찬할 만하다. 그래도 대한민국 무역 50년사를 기념하고 앞으로 50년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인데, 내용까지 조촐했을 필요가 있었을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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