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국립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의사 처방전을 조작해 마약류로 분류된 의약품을 빼돌려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 근무 중인 30대 중반의 여성 간호사 A씨가 지난 3일 오후 3시 30분~오후 10시까지 근무하면서 병원 전산망에 담당 의사의 ID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접속했다.
A씨는 전산망을 통해 암환자 1명에게 마약류 진통제인 '페치딘'을 처방한 것처럼 조작하고, 페치딘 25㎎ 앰풀 4개를 빼돌려 자택에서 투약했다.
다음날인 4일 담당 의사는 자신의 이름으로 페치딘 처방이 내려진 것을 확인, 자신의 ID가 도용된 것을 알고 A씨를 추궁해 범행을 밝혀냈다.
암환자 등에게 처방되는 마약성 진통제인 페치딘은 몰핀의 7분의 1에서 10분 1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8월부터 이 병원에서 근무한 A씨는 범행 이후 병가를 냈고, 병원 측의 권고에 따라 지난 5일 기장경찰서에 자수해 조사를 받았다.
병원 측은 관리 책임을 물어 수간호사를 해임처분하고, A씨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또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자와 책임자 등을 추가로 징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병원은 또 재발 방지를 위해 마약류 등의 관리시스템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책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장경찰서는 A씨가 이전에도 마약류 의약품을 빼돌려 투약한 사실이 있는지와 다른 관련자 여부 등을 수사하고, 병원의 마약류 의약품 관리 실태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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