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5곳 개강 연기…휴학생 8.2%만 복학 신청
일부 재학생, 신입생 휴학 강요…동참 여부 관건

교육부가 '더블링' 등을 해결할 의학교육 지원방안 발표를 미룬 가운데 일부 의대가 학생들의 대규모 제적 사태를 막기 위해 개강을 연기했다. 관건은 2025학번 휴학 여부다. 정부는 2025학번 신입생이 휴학할 경우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2024학번 당시 휴학을 요인한 전례가 있어, 이번 대응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교육부는 의학교육 지원방안 발표를 2월에서 3월로 미뤘다. 의학교육 지원방안은 2024학번 휴학으로 올해 2024학번과 2025학번을 동시에 가르쳐야 하는 '더블링' 문제 해결을 위해 의대교육의 주체인 대학 및 의대협회(KAMC) 등과 협력해 의과대학의 맞춤형 교육과 안정적 행·재정적 지원하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개강에 앞서 의학교육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2026학번 의대 정원 및 의료인력 추계위원회 법안 등을 두고 의료계와 협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발표를 미뤘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를 위한 의료계 및 의학교육계와의 협의와 충분한 소통을 위해 발표가 지연되고 있음을 양해해 달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의학교육 지원방안을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일부 의대들은 대규모 제적을 막기 위해 개강을 미뤘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에 따르면 가톨릭대는 의예과와 의학과 1~2학년 개강을 4월 28일로 연기하고 방학을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고신대와 제주대는 3월 17일, 강원대와 울산대는 3월 31일로 개강을 연기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 40개 의대 전체 휴학생 중 8.2%만 복학 신청을 했다. 현재까지 유의미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입생까지 휴학에 동참할 경우 사태는 악화할 수 있다.
일부 재학생들은 신입생들에게 휴학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의대 학생 보호·신고센터에는 2025학년도 신입생에게 휴학을 압박하는 행위가 여러 건 접수됐다. 서울대와 건양대를 제외한 대다수 의대들은 1학년 1학기 휴학을 학칙으로 금지하고 있다. 정부가 작년에 이같은 원칙을 깼다는 사실을 2025학번 학생들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으로 컨트롤타워 부재 속 관계부처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2026학번도 정원을 3058명 회귀를 두고 엇박자를 낸 바 있다. 의료인력 추계위원회 법안에 모집인원을 의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를 포함하는 방안도 수 차례 번복하기도 했다.
한 의대 학장은 "교육부가 학생들과 대학에 지침을 줘야 하는데 무책임한 것 같다"며 "교수들도 굉장히 답답해 하고 문의가 많이 온다"며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부가 적어도 2월까지는 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문제 해결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