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플랫폼과 입점업체가 상생안 관련 합의에 거듭 실패하면서 기한으로 정해둔 10월이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상생안 합의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7일 업계 등에 따르면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9차 회의는 오는 30일 개최될 예정이다.
입점업체 측은 지난 8일 개최된 6차 회의에서 ▲수수료 등 입점업체 부담 완화 방안 마련 ▲소비자 영수증에 수수료 및 배달료 등 입점업체 부담항목 표기 ▲최혜대우 요구 중단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 등 4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후 상생협의체는 두 차례 상생협의체를 열고 상생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수수료와 최혜대우 요구 중단 관련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아직까지도 상생안이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지점은 수수료 부분이다.
현재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입점업체들로부터 중개수수료 9.8%를 받고 있는데, 배달의민족 측은 매출액 하위 20% 업체에겐 수수료 2%, 하위 20~40%인 업체들에게는 차등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상생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이 매출액 하위 20~40%인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고객들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해야만 그에 맞춰 수수료율 인하 폭을 달리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자 입점업체들은 거세게 반대했다.
점유율 2위인 쿠팡이츠 측 역시 수수료를 5%로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배달기사 지급비를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조건을 걸면서 반발에 부딪혔다.
최혜대우 요구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모두 타사 배달앱과 음식가격과 할인혜택 등을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업체들에게 요구하고 있는데,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 측은 “최혜대우 요구는 경쟁사가 먼저 시작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이었다”며 쿠팡이츠 측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이츠는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기사 위치정보 공유는 상생협의체 외부에서 반대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배달기사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위치정보를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정작 배달기사 측 의견은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달플랫폼노조는 지난 18일 배달 3사에 배달기사 제외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사실상 합의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입법을 통한 제도 개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9차 회의에서 합의가 급진전될 수도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업계 입장에서 수수료 관련 부분이 법제화되는 것보다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자율규제인 상생안으로 합의에 이르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여전히 9차 회의 합의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위원장은 “아직 다음주도 시간이 남아있다”며 “상생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