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경기도 성남시의 가장 핫한 이슈는 뭐니뭐니 해도 1기 신도시 대표격인 분당의 재건축 문제다. 그에 앞서 선도지구 지정 현안은 최대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현장에서 누비고 있는 성남시의회 정용한 국민의힘 대표의원(정자·금곡·구미1) 역시 강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제9대 성남시의회 전반기 여당 곧 교섭단체 국민의힘의 대표의원으로서 바지런하게 뛰어온 정용한 의원을 최근 업무를 마친 저녁 시간을 이용해서 자리했다.
이제 막 개원한 여의도 제22대 총선이 있기전, 전반기 시의회 마무리 분위기를 들어볼 요량이었으나 총선에서 맡은 역할이 있고, 특히 새로이 지역구 경선을 뚫고 결전에 나서는 김은혜 당시 후보를 잠시라도 떠나 개인적으로 시간을 낼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총선 뒤로 멀찌감치 미뤄둔 터였기 때문이다.
나머지 현안 관련해서는 6일 정 의원과 직접 통화해서 들었다.
성남시 정자동의 비교적 조용한 음식점에서 마주한 정 의원은 그제서야 그간의 무거운 짐을 털어낸 듯 정말 편안한 자세로 마주할 수 있었다. 인사를 건넸다.
“뜻하지 않게 지난 총선에서 ‘주군’ 격인 김은혜 의원께서 수도권에서 몇 안되는 여당 의원으로 국회 다시 입성하시게 된 덕분에 원내 지구당 지위를 갖는 지역구 소속 시의원이시니 퍽 다행이겠습니다.”
“예 그간 지켜보아주시고 도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러지 않아도 진즉 자리하고 싶었습니다.”
정 의원은 큰 욕심이 없는 사람같아 보였다. 그는 늘 말한다. “저는 시의원이 천직과도 같습니다. 시민들과 가장 가까이서 호흡하고 얘기를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직업입니까?”
그는 같은 3선 의원들 중에서도 소위 연식이 단연 높다. 그러니 그에게 슬쩍 시의원 3선 했으니 이다음엔 도의원이나 큰 뺏지니 시장이든 한번 도전하면 안되겠소?라고 했다간 되려 핀잔 아닌 핀잔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천직같은 시의원이 자신에게는 딱 맞는 일이고 더도 덜도 않고 시의원으로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천직같다는 소리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의장도 전혀 안중에 없다고 한다. 그건 마치 회사에서 너무 빨리 승진해서 그다음엔 이사 안되면 어떻게 되겠어요 하고 그는 말한다. 그게 멀리 가는 길이란 걸 그는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하는 수없이 “본인 원하시는 대로 하시오”라고 할 수 밖에.
3선 성남시의원을 하면서 곡절도 많았다. 이재명 성남시장 당시 대장동 사건 등으로 인해 아직도 해결할 게 남았다. 얼마 있다가 성남FC관련해 법원에 증인심문차 가야 하는 것도 그 하나란다.
더불어 성남시든 시의회든 과거 이재명 시장 시절의 그림자가 다 가셨다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느냐고 그는 말한다. 완전히 밭을 갈아엎어야 새로운 작물을 제대로 키울 수 있듯이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단다. 그래야 성남시가 깨끗해진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런 점은 경기도도 마찬가지란 의미다.
이번 9대 성남시의회 전반기 2년은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오욕을 뒤집어써야할 만큼이랄까 아픔이 많았던 시간이었다. 당내 불협화음에 부정한 결탁 등이 섞이면서 의정을 혼란의 구렁텅이로 내몰기도 했던 때다.
급기야 법정비화까지 이르렀으니 한없이 자숙하고 부끄러워해야 했다. 다행히 전반기 마무리 2개월여 전에 가까스로 잔여 임기의 새 의장을 선출하고서야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이달 27일께에는 새롭게 또 의장을 선출하는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그에 따른 시의회 교섭단체를 일사분란하게 이끌며 협상을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정 의원으로서는 마지막 큰 산을 넘어야 할 입장이다. 의장 자리든 상임위원장 몇개를 두고 때로는 정파간 협상에서 밀리거나 한 표 싸움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피말리는 물밑작업을 벌여야 한다.
그를 알면 알 수록 강단 하나만큼은 누구도 이길 재간이 없어보인다. 그렇다고 무작정 강단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물러나야할 때 물러날 줄 알고 싸울 때 싸울 줄 안다.
지난해 10월 성남시의회가 분당보건소 예산 삭감과 3차 추경안 처리를 놓고 장기 파행이 지속될 때, 그리고 의장선거를 둘러싸고 의원들의 부정한 결탁행위를 질타하는 의미를 담아 두 차례에 걸쳐 과감하게 대표의원이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상대 당에 대한 최고의 압박수위를 보일 만큼 강단있는 싸움을 할 줄 안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에겐 이러한 의회내, 혹은 당내 협상문제보다 더 바쁘고 중요한 일들이 최근 성남시와 분당구 지역에서 터져나오면서 눈코뜰 새 없이 바쁘다. 그의 관심사도 온통 재건축 재개발로 집중되고 있었다.
“잘 아시겠지만 분당은 재건축 문제가 제일 화두가 되고 있고, 해서 저는 아파트 재건축 위원들을 거의 다 만나봤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같은 당끼리 싸워야 돼요. 더 많은 세대를 선도지구로 지정을 받아야 되잖아요. 일단 선도지구로 되면 다 되긴 되는데 시간의 문제기 때문에 시간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말 그대로 선도주자들은 잘 아시겠지만 시범으로 먼저 재건축을 하게되잖아요. 혜택이 많을 수밖에 없고 분양가를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되거든요. 당연히 주민한테 돌아가는 분담금이 줄어들 것이고 용적률의 차이도... 당연히 같은 여당 의원들간에도 밀고당기는 싸움을 할 처지거든요.”
정 의원으로서는 여러 상황이 나쁘지 않다. 자신의 지역구 당협위원장인 김은혜 의원이 마침 국토위로 가게됐고, 최근 성남이 전국 최다 선도지구 선정 뉴스도 터져나온 터다.
지금 성남은 재건축이 가장 핫한 이슈다. 성남의 이슈는 다른 1기 신도시들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그래서 성남시의 조례 통과되는 것을 여타 도시들도 관심있게 지켜보는 이유다. 1기 신도시의 재건축이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구도심의 재개발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 수정·중원구에도 재개발 이슈가 뜨거운 점을 수용한 것이다. 때문에 일찌감치 시의회 내에 재건축·재개발특위를 만든 것은 상당한 혜안이다.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어오면서 터득한 것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의 예지력이 얼마나 탁월했는지를 눈여겨볼 수 있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향후 이 재건축·재개발특위는 국힘 5명에 더불어민주당 4명 등 9명의 위원이 배정돼 성남시의 재건축 재개발 승인 등 제반현안을 지원하게 된다.
후반기 가장 하고싶은 일은 무엇일까 궁금했다.
“1기 신도시 특별법에 의해 재건축에 들어가는데 선도지구에 최대한 많이 지정돼서 임기 2년내 분당 을쪽에 이주단지가 지정됐으면 하고요, 이를 위해 관계기관 등을 찾아 발로 뛰는 수밖에요. 최종적으로는 시의회가 승인권을 갖고 있으니요….”
가장 공을 들여 해야 할 일로 들렸다.
정 의원은 당내 의원들간은 물론 상대당과도, 그리고 시 집행부와도 소통을 제1 신조로 삼고 풀뿌리정치를해왔으니 믿음이 간다. 당연히 언론과의 소통도 중시한다. 성남시 재건축을 위해 만든 재개발·재건축특별위원회가 바빠졌다. 1기 신도시특별볍에 지자체의승인 사항으로 넘겨놔 지자체들의 권한이 세진 만큼 갈등해결을 위한 기능이 절대적으로 중요해졌다. 후반기 의정을 맞는 그의 행보가 더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