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전국 최초의 복합 문화·복지공간 ‘어울림플라자’가 강서구 등촌동 구(舊) 정보화진흥원 자리에 들어선다.
지상 5층~지하 4층(연면적 2만3758㎡) 규모다. 11일 건물 철거를 시작으로 2024년 2월 문을 연다. 서울시는 주민 반대로 지연됐던 어울림플라자 조성 사업이 30여차례 넘는 소통 끝에 마침내 4년여만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9일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구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이전한 해당 부지를 2013년 매입해 2016년부터 사업을 구체화했지만 지역주민들의 이견과 우려로 난항을 겪어왔다.
주민들은 녹지와 편의시설이 부족한 강서구와 등촌1동의 지역적 특성과 주민정서 이해 부족, 대규모 공사에 따른 불안, 소음·분진 등의 피해, 장애인특화시설 운영에 따른 걱정 등을 이유로 어울림플라자 사업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명했다.
주민들은 또 사업부지 전면 공원화, 어울림플라자 내 장애인 연수시설 재검토, 공사기간 중 백석초등학교 임시이전, 철저한 공사 안전대책 수립, 주민 주차장 추가 확보, 주민 편의시설 확충 등을 요구했다.
시는 사업추진 돌파구 마련을 위해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들과 30차례 넘는 면담, 간담회, 설명회를 갖고 여기서 나온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해 사업계획을 수정했다.
주차난 해소를 위해 당초 110면으로 계획한 주차면수는 170면으로 확대된다. 시는 주민들의 공원화 요구를 적극 반영해 부지 내 녹지 공간을 충분히 확보기로 했다.
시는 주민들과 학부모들이 우려했던 공사 중 소음, 비산먼지, 통학로 안전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면밀한 공사안전대책도 수립했다. 소음 문제의 경우 법정 기준(3m)보다 높은 6~10m로 고효율 방음펜스가, 학교와 맞닿은 벽에는 에어방음벽이 설치된다.
비산먼지 차단 시설 ‘분진망’도 설치된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도록 공사차량 출입동선과 분리된 별도의 통행로가 마련된다. 통행로 양 끝에는 안전관리자도 배치된다.
강서구 철거 허가의 필수요건인 백석초등학교의 ‘통학로 안전 확보 계획서’ 수용도 세차례에 걸친 서울시의 계획서 수립과 시교육청의 중재를 통한 학부모 설득 과정을 거쳐 6개월만에 이끌어냈다.
시는 구 정보화진흥원 건물 철거를 11일 시작해 인근 백석초의 겨울방학기간 중인 내년 2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각종 심의와 건축허가를 받은 후 내년 하반기 본 공사에 착공한다. 2024년 2월 준공이 목표다.
시는 앞으로 철거공사, 본 공사, 준공 후 실제 운영까지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수렴하기 위해 지역주민, 장애인단체, 유관기관 등이 참여하는 ‘어울림플라자 주민협의체’도 10월부터 가동했다.
어울림플라자는 장애인 연수시설·치과병원,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공연장, 수영장 등 문화·복지·체육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3~4층에는 주차장이, 지하 1~2층에는 수영장, 도서관, 다목적홀, 체육센터, 공연장, 상가 등 주민편의시설이 조성된다. 지상 1~2층에는 공연장과 상가, 사무실, 회의실이, 3~4층에는 장애인 연수시설과 기술종합단지가, 5층에는 장애인 치과병원이 각각 입지한다. 사업비는 1140억원(공사비 722억원·토지비 418억원)이 투입된다.
김선순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30여 차례에 걸친 소통 끝에 마침내 전국 최초의 장애인·비장애인 복합 문화·복지공간이 본격 조성 단계를 밟게 됐다”며 “장애인, 지역주민, 인근 초등학교 등 다양한 주체들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수렴해 차질 없이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