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신모델 출시가 지연된 사이에 미국 테슬라가 지난해보다 1600% 가까이 늘어난 판매량으로 전기 승용차 점유율을 확대하며 900억원의 보조금을 수령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2020년 상반기 전기차‧수소차 판매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22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했다.
차종별로 보면 전기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 감소한 1만6359대였다.
국내 제작사는 대당 보조금 축소, 개인완속충전기 보조금 폐지, 신모델 출시 지연 등으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43.1% 줄었다.
반면 수입차는 신모델 효과 등으로 판매량이 564.1% 급증했다.
전기화물차는 가격과 성능에서 경쟁력 있는 양산형 모델이 출시되고, 화물차 운송사업허가 혜택 등으로 판매가 폭증해 상반기에만 연간 보조금 규모의 91.5%인 5031대가 판매됐다.
전기버스는 지방자치단체의 친환경버스 전환정책의 강화로 보조금 규모가 확대되면서 1년 전보다 64.5% 증가한 181대가 보급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국내 제작사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3.7% 감소한 1만4563대를 판매해 점유율이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 93.2%에서 65.1%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전기화물차의 폭발적 성장에도 승용차 판매 감소로 전체 판매가 2.9% 감소했고, 기아차도 승용차 판매가 54.6% 하락해 전체 판매가 지난해보다 23.7% 감소했다.
반면‚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는 모델3의 본격적 투입 확대 덕분에 지난해 대비 1587.8% 늘어난 7080대를 판매해 상반기 전기 승용차 점유율이 43.3%로 확대됐다.
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테슬라의 승용차 보조금 수령 규모는 전체 전기승용차 보조금의 43%인 9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편, 전기승합차는 대부분 제작사가 지난해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중국계 버스 판매가 전년 대비 105.9%가 성장해 상반기 전기버스 중 중국산의 점유율은 전년 30.9%에서 38.7%로 늘었다.
보조금은 전체 전기버스 보조금 중 35.1%인 59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전기동력차 보급은 차량성능 뿐만 아니라 보조금 정책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되는 바, 보조금이 국민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점,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자국 기업에게 유리하게 보조금 제도를 만들어가는 점 등을 고려해 우리 정부도 보조금 제도를 개선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