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에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핀셋’을 버리고 ‘망치’를 꺼내든 국토교통부의 광역 규제 방침에 매수자들이 조급증을 느끼면서 수도권 아파트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내달 중순 이후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투자가 막힘에 따라 그 전에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막차 수요’로 수도권 곳곳에서 신고가 경신 행렬이 나타나면서 아직은 정부의 추가 규제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4일 국토부 실거래가 신고 시스템에 따르면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지난 6‧17대책 발표 이후에도 신고가 경신이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센트럴아이파크는 규제 다음날인 지난 18일 전용 84㎡(24층)가 28억10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22억7000만원)를 5억원 이상 웃도는 가격에 거래됐다.
지난 22일 래미안삼성1차 181㎡은 28억원에 손 바뀜이 일어나, 종전 최고가보다 1억7000만원 높은 금액에 팔렸다.
서울의 9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도 아직까지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 아남1차는 지난 23일 전용 78㎡가 8억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6억9500만원)를 넘어섰다.
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노원구 상계동의 중앙하이츠도 전용 59㎡가 3억3000만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3억500만원)를 넘어서는 등 전반적인 오름세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지역 아파트값도 신고가 경신 행진을 뒤따르고 있다.
수원 영통구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 84㎡는 6‧17대책 발표 당일 14억7000만원에 손 바뀜되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 치웠다.
‘광교호수마을참누리레이크’ 전용 111㎡도 11억4800만원에 팔려 지난달(9억9200만원)보다 1억5000만원 높은 금액에 거래됐다.
최근 서울보다 비싼 분양가로 ‘고분양가 논란’이 거셌던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DMC리버파크자이의 경우,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 84㎡의 입주권이 분양가 약 8억8000만원 대비 3억원 가량 웃돈이 붙은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약시장의 열기도 여전히 뜨겁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이 나온 뒤 서울에서 처음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6구역을 재개발하는 ‘래미안 엘리니티’는 이날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379가구(특별공급 물량 제외) 모집에 2만257명이 신청해 5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수요 쏠림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같은 신고가 경신 행렬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지난 23일 토지거래허가제가 발효된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 송파구 잠실동 등 4개 법정동은 이미 매수에 급제동이 걸린 상태다.
감정원 관계자는 “6‧17대책에 담긴 규제별로 시행 날짜가 다르다 보니 지역에 따라, 규제 대상에 따라 아직까지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규제를 앞두고, 매수세가 몰리는 현상도 빚어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제가 발효된 지역은 찬물을 끼얹은 듯 매수세가 급격하게 식으며 관망세가 확산되는 등 정책의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6‧17대책에 담긴 규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시장의 관망세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관망세가 안정세로 전환될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