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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비접촉 단속 현장…입 대자 "안 불어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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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비접촉 단속 현장…입 대자 "안 불어도 돼요"
  • 박경순 기자
  • 승인 2020.05.20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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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예방' 비접촉 감지기 전면 시행
"후" 숨 안 불고 차 안 알코올 감지 방식
▲ 비접촉식 감지기 이용한 음주단속 현장.
▲ 비접촉식 감지기 이용한 음주단속 현장.

경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음주운전 '비접촉식 감지기' 단속에 돌입했다. 운전자들은 입을 대고 숨을 불지 않는 단속에 낯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8일부터 비접촉식 감지기를 이용한 음주운전 단속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전날 오후 9시 40분께부터 11시 43분께까지 음주운전 단속이 진행된 서울 강서구민회관 인근 현장. 경찰의 음주단속은 총 3단계로 진행됐다.

비접촉식 감지기를 통해 1차 음주 감지를 한 후, 1차 감지에서 음주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에만 구형 감지기를 통해 2차 감지를 하게 된다. 구형 감지기에서도 음주 반응이 나타날 경우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차량 235대를 대상으로 음주단속을 진행했다. 그 중 비접촉식 감지기를 통해 음주감지가 된 경우는 총 10건이었고, 이 가운데 9건은 구형 감지기에서 음주 상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구형 감지기에서도 음주 감지가 된 경우가 1건 있었지만,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한 결과 0%가 나왔다고 한다.

비접촉식 음주 감지기는 셀카봉 형태로 차내에 알코올 존재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감지기 위에는 부직포가 씌워져 있다.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구형 음주감지기의 경우 1회용으로 사용했다. 사용한 구형 음주감지기는 밀봉한 뒤 향후 소독 후 재사용하게 된다.

강서경찰서는 이날 25대의 구형감지기를 준비해 10대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날 운전들은 새롭게 도입된 비접촉식 감지기를 낯설어하는 모습을 역력했다. 마스크를 벗고 비접촉식 감지기에 숨을 불려고 하자 경찰관이 "불 필요 없습니다"라고 설명하는 모습도 수차례 목격됐다.

비접촉식 감지기는 경찰이 기존에 활용하던 음주감지기보다 더욱 예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세정제를 사용한 일부 운전자 차량에서는 '삑' 소리가 나기도 했다. 한 운전자는 음주 감지가 되자 "손세정제를 사용해서 그런 것 같다"며 꺼내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접촉식 감지기가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구형 감지기를 이용해 보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감염병 예방에 대해서는 "경찰관이 차량 안에 손을 집어넣지 않고, 운전자가 비말을 불어내는 식의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감염 위험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음주단속보다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것은 단점이라는 평가가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단속 시간은 운전자가 '후'하고 한 번 불면 끝났는데 4~5초 동안 감지기가 차 안에서 알코올을 감지해야 하는 등 절대적 시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음주단속을 하는 경찰관이 운전자에게 에어컨 작용 여부를 물은 뒤 사용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비접촉식 감지기의 경우 에어컨이 켜진 상황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올해 1월 28일부터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숨을 불어 감지하는 기존 방식의 전면 단속을 중단했는데, 정부 방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생활 속 거리두기로 완화되면서 111일 만인 지난 18일부터 비접촉식 감지기를 이용해 음주운전 단속을 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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