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들도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생산과 선박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방산업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저조한 성적이 예상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062억원이다.
전년 대비 49.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저도 최근 보고서를 낸 증권사는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분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5700억원, 한국투자증권은 5139억원, NH투자증권은 5209억원을 전망치로 제시했다.
지난해 4분기 20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에도 영업적자를 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증권사들은 1분기를 넘어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 차질과 수요 타격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2분기 바닥을 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각국 정부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세계적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철강 수요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예상돼서다.
수익성 악화는 이미 감지된다. 제품가격하락 폭이 원재료가격 하락보다 크다는 얘기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중국 열연 수출가격은 1분기평균 t당 467달러였으나, 지난 주말 기준 t당 402달러로 65달러 떨어졌다.
반면‚ 제선원가(철광석과 원료탄 투입가격)는 1분기 평균 t당 252달러에서 t당 229달러로 24달러 하락에 그쳤다.
밀마진이 1분기 평균 대비 t당 41달러 감소한 셈이다.
이 증권사 이재광 애널리스트는 “철강사 특히, 고로사는 고로의 비탄력적인 공급 특성상 수요 감소 전망에도 불구하고 공급은 그에 준해 감소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예상대로 3분기부터 전방수요가 회복된다 하더라도 늘어난 재고로 인해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고 짚었다.
시장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주목한다.
당장은 정부정책을 통한 업황 개선만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코로나19에 따른 국내외 수요 부진이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며 “결국 정부정책을 통한 업황 개선만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거와 같은 대규모 토목 인프라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으나 자동차 소비촉진 등의 정책을 통한 중국 내 철강 수요 개선은 국내로의 밀어내기 수출 가능성을 낮춘다”며 “중국의 정책이 과거와 같은 파급력을 갖기는 어렵지만 현재 상황을 반전시킬 수있는 가장 강력한 변화라는 점에서 중국의 전인대 개최 일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철강사들은 우선적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시장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비상상황에 대응 중이며, 현대제철도 단계별로 비상대응책을 마련해놓고 시장상황에 따라 감산 등 수급을 조절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현재까지 감산을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생산량 조정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최근 포항‧광양 제철소의 고철 원료 입고량을 조정하자 철강업계에서는 “조만간 감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원가 철감 차원에서 실지한 조치로 아직 고로 감산을 결정하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강판 산량을 70만톤(t)대로 내려잡았다.
연간 전기로 열연강판 생산량인 80만톤~90만톤대보다 낮은 목표다. 2분기 안으로 고로 생산량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