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는 각종 행사·모임으로 들썩이고 있지만 캠퍼스 한쪽에는 언제나 '아웃사이더'라 불리는 학생들이 존재한다.
특히 최근에는 지속한 경기불황으로 좁아진 취업문을 뚫기 위해 자발적 아웃사이더를 원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혼자 밥을 먹고 각종 모임도 거절, 대화조차 나누기 힘든 날에 연속이지만 이제 '앗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강원도 내 청년(15~29세) 취업자 수는 8만2000명으로 전년(9만4000명)보다 12.7%가 하락했다. 고용률은 전국(39.8%)보다 6.7%가 낮은 33.1%를 기록했다.
군 제대 후 강원대 2학년으로 복학한 김모(25·춘천시 석사동)씨는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밝혔다. 김씨는 개강 초지만 아침 일찍부터 늦은 밤까지 강의실, 도서관을 오가며 토익과 자격증 공부 등 스펙 쌓기와 학점관리에 여념이 없다.
지역 일자리도 부족할뿐더러 수도권으로 직장을 잡기 위해선 지방대라는 꼬리표도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앞으로 학교생활을 하면서 스터디를 같이하는 몇몇을 빼곤 누가 같은 과 학생이건, 학생회장이건 큰 상관은 없을 것"이라며 "술자리와 모임을 좋아하지만, 복학한 이상 절제할 때"라고 심경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의 채용기준과 일자리 부족이 학벌·학점·토익·자격증·어학연수 등 과도한 스펙경쟁을 부추기고 있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대학교 김상균 교수는 "남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절약해서 공부만 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접근방법"이라며 "최근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협동과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고 지적했다.
이어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맞다"며 "당장 뒤처졌다는 생각으로 혼자 뛰다 보면 멀리 가기 힘들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