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실패 등의 이유로 거리로 나서야했던 노숙인 18명이 도심에서 꿀벌을 키우면서 재기를 위한 꿈을 키운다.
서울시는 서울도시양봉협동조합 서울어반비즈와 '노숙인 도시양봉 프로젝트'를 시범운영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지난해 설립된 도시양봉협동조합 '서울어반비즈(Seoul Urban Bees)'는 단순히 도시텃밭과 건물 옥상 곳곳에서 양봉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도시양봉에 관심 있는 일반 시민들에게 지속적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번에 마련된 노숙인 도시양봉 프로젝트는 노숙인 지원 센터와 노숙인 쉼터를 통해 양봉에 관심 있는 노숙인의 자발적인 신청을 받아 선정된 노숙인들을 1~2차에 걸쳐 교육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미 시는 서울역 브릿지종합지원센터와 영등포 희망나무 두 곳을 시범적으로 선정해 신청한 노숙인 18명을 대상으로 지난 9월부터 노들섬 노들양봉장에서 1차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 참가자들은 양봉전문가 2명과 함께 꿀벌에 대해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일부터 벌통 관리와 꿀 채집 같은 실습을 두루 병행해 도시양봉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길렀다.
교육에 참여한 시설이용 노숙인 A(42)씨는 "난생 처음 꿀벌들이 꿀을 만드는 과정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며 "열심히 일하는 꿀벌처럼 나도 다시 일어서기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1차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2달 간 노들양봉장과 서울시청에서 동절기 벌통관리, 벌꿀을 활용한 가공품 만들기 등 2차 교육을 진행한다.
강종필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노숙인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데 '노숙인 도시양봉 프로젝트'가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시는 앞으로도 민관 협력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노숙인들이 구체적 일자리를 구하는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