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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 옛말 그른 데 없다…아픈만큼 성숙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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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 옛말 그른 데 없다…아픈만큼 성숙해지고
  • 김지원기자
  • 승인 2013.05.02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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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1년째인 강지환(38)은 '시끄러운 배우'로 통한다. 음주운전이나 폭행 따위의 큰 스캔들을 일으킨 적은 없다. 하지만 '소속사 문제'로 긴 법정싸움을 벌여왔다. 양자 간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이라 억울해할 수밖에 없다.

강지환은 2010년 잠보엔터테인먼트와 이미 한 차례 갈등을 빚었다. 이어 전 소속사 에스플러스엔터테인먼트와 또 불협화음을 낳았다. 해명하고 설명하던 강지환은 연기로 대중의 마음을 돌리는 길을 택했다. SBS TV 주말드라마 '돈의 화신'에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심정으로 임했다.

강지환은 "정말 작정하고 연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너무나도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또 내 개인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작가님과 감독님이 기다려줬다. 그래서 제대로 보은하고 싶었다. 시끄러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연기밖에 없었다. 배우 강지환으로 봐주는 시선이 간절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강지환은 '돈의 화신'에서 비리검사 '이차돈'역을 맡아 코미디부터 정극까지 폭넓은 연기력을 과시했다. 액션,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한 드라마에서 보여주는가 하면, 비리검사가 정의를 알고 복수하기까지의 과정도 실감나게 그렸다.

강지환은 "배우 한 사람이 아니라 연기자 전체가 박수를 받고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다. 우리들만의 자화자찬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인정해준 게 뿌듯한 것 같다. 우리끼리 잘하고 나서 '괜찮았어'라고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남들 보라고 찍는 드라마다 보니 아무래도 좋은 결과가 있어야 마음이 놓인다"며 자세를 낮췄다.

또 "이번 드라마는 정극에서 코미디까지 혼자 도맡아야했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야한다는 부담감도 컸지만 모든 걸 소화해야 이번 기회에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분 좋게 끝나서 다행"이라며 홀가분해했다.

고충은 컸다. 평균 수면시간은 3시간이었고 대사도 많았다. "검사와 변호사 역할은 안 하려고 했는데 검사를 맡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자유로운 영혼의 연기가 좋은데 대사가 많은 게 싫었다. 그래서 이번 드라마는 준비도 많이 했다. 평상시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대사가 특히 많아 더 심했다. 배우들은 주로 이동시간에 눈을 붙이는데 이번에는 계속 생각해야만 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검사 역할을 소화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는 마음이다.

유쾌한 겉모습과 달리 장기간의 소송은 그에게 마음의 병을 준 듯도 하다. 신중하고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을 언뜻언뜻 내비쳤다. 그래도 완벽주의 성향답게 인터뷰를 위해 드라마의 대사들을 회차별로 정리하기까지 했다. 이 미디어, 저 매체에 같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인터뷰 현장에 초콜릿을 배치하고, 드라마의 명장면을 찍은 사진도 걸었다.

강지환은 지난 시간들에 대해 "미치는 줄 알았다. 더 간다면 죽고 싶을 정도로 억울했다"고 토로했다. "아니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또 기자 한 두 명을 불러 아니라고 열변할 수 없었다. 모든게 기사화가 된다면 배우로서는 도움이 될 부분이 없었다"는 심정으로 꾹 참았다.

"가장 힘들었던 게 드라마 방송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했을 때다. 마약, 음주운전을 한 것도 아닌데 해명해야 했다. 법정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을 아는데 죄인같이 느껴졌다. 그 자리에 가기까지도 힘이 들었다. 나 혼자를 대변하는 것이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드라마에 누가 될까봐 겁이 났다. 나에 대한 루머로 색안경을 쓸까봐. 나는 떳떳했다. 그래서 나의 문제는 나의 문제로 봐주고 드라마에는 피해가 되지 않기를 바랐다."

'돈의 화신'은 강지환에게 "배우로서 2막을 열어준 작품"이다. "이제까지 한류, 주인공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활동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10년 동안 노력한 게 안개에 가려질 뻔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2막을 시작하게 됐고 그라운드를 뛸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데뷔 11년차 배우로서, 어쩌면 나도 모르는 순간 내가 변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마음을 다시 먹었다. 연기를 너무 하고 싶은데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연기를 못한다는 것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연기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모른다. 연기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고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고백했다.

"내 연기인생을 축구에 비유하자면 전반전은 정말 열심히 뛰었다. 중간중간 골도 들어갔을 거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득점왕을 받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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