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8만명의 작은 도시 순천(시장 조충훈)으로 세계인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20일 정식 개장, 10월20일까지 184일간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순천만 일대를 나무 491종 43만주와 꽃 400만본이 가득한 ‘지구의 정원’으로 꾸밀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www.2013expo.or.kr) 현장이다.

박람회는 순천만으로 도심이 팽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내와 순천만을 연결하는 동천 주변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환경 보전’의 뜻에서 출발했다. 총 2450억원을 투입해 순천시 풍덕동, 오천동 일대 총면적 111만2000㎡에 박람회장을 조성했다. 박람회장은 크게 주박람회장, 주제관인 국제습지센터, 수목원 등으로 나뉜다.

박람회장에서 가장 큰 건물인 국제습지센터는 지열과 태양광을 이용해 생산된 에너지만을 사용해 건물 내에 들어선 영상관, 생태학습관, 체험습지 등의 시설을 운용한다. 생태학습관, 체험습지는 갯벌과 짱뚱어, 갈대 등 수생 동식물을 관찰하는 생태학습장으로 활용된다. 70% 이상 살아있는 생물이 전시된다. 센터 주변으로 물새놀이터, 양생동물원, 수목원, 한국정원 등이 들어섰다.

센터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면 수목원(면적 25만3000㎡)이다. 한국에서 자생하는 나무들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나무도감원을 비롯해 철쭉정원, 편백숲, 한국정원 등이 있다. 관람객들에게 휴식은 물론, 숲과 정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학습 공간 역할도 톡톡히 한다.

아름다운 꽃담으로 둘러쳐진 한국정원은 조선시대 정원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전남 담양 식영정을 재현했다. 곳곳에 자리한 소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궁궐정원, 선비정원, 소망정원 등이 터를 잡았다. 뒤편 전망대에 오르면 박람회장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국제습지센터는 박람회장을 가로지르는 동천을 경계로 주박람회장과 마주보고 있다. 이를 건너는 다리가 바로 ‘꿈의 다리’다. 습지의 자연 정화와 자연 재생능력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이 다리는 길이 175m 폭 729m로 재활용 컨테이너 30개를 연결해 만들었다. 외관은 2010년 중국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을 설계한 설치미술가 강익중의 한글 디자인으로 감쌌고, 내부는 14개국 어린이들의 그림 14만점을 담은 타일들로 채워졌다.

다리를 건너면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인 찰스 쟁스가 순천의 지형을 형상화한 순천호수정원을 중심으로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연상시키는 프랑스 정원, 포츠담의 카를 푀르스터 정원을 본뜬 독일정원, 튤립과 풍차가 어우러진 네덜란드 정원 등 각국 전통정원 11개를 비롯해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2년 연속 최고상을 받은 황지혜가 순천만 갯벌을 형상화한 ‘갯지렁이 다니는 길’ 등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로 꾸며진 테마정원, 국내외 자치단체·기업체, 작가들의 참여정원 등 23개국 83개 정원들이 자태를 뽐낸다.

박람회는 문화예술 공연과 체험 행사도 풍성하게 마련한다. 국내외 초청공연, 테마·거리공연 등 모두 93종 3993회(1일 22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참여 국가의 날, 지방자치단체의 날도 운영한다. KBS 1TV ‘열린 음악회’ ‘전국노래자랑’, 장사익 초청공연, 록 페스티벌과 K팝 페스티벌 등 특별공연도 32회나 펼쳐진다.

특별한 것은 6개월 뒤 끝나버리는 1회성 행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박람회장에 조성된 정원들은 박람회를 마친 뒤에도 순천 시민은 물론 국민, 세계인이 이용할 수 있는 명품 녹지공간으로 계속 남게 된다. 덕분에 박람회를 위해 식재된 나무들은 봄부터 가을에 이르는 박람회 기간 화려한 꽃과 신선한 녹음, 운치 있는 단풍으로 박람회장을 찾을 세계인들을 즐겁게 할 뿐 아니라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높아지고, 넓어지면서 2013년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은 순천만을 영원히 기억하게 할 전망이다.

관람료는 성인 1만6000원, 청소년 1만2000원, 어린이 8000원. 입장권 소지자는 낙안읍성 등 순천의 주요 관광지에 무료 입장할 수 있고, 송광사·순천사는 50% 할인해 준다. 1577-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