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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크리스털 제이드 라미엔 샤오롱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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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크리스털 제이드 라미엔 샤오롱바오
  • 김지원기자
  • 승인 2013.03.2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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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통하게 생긴 것을 조심스럽게 하나 집어든다. 흑식초에 살짝 올린다. 그 다음 더욱 신중하게 입 안에 넣는다. 이어 이로 살짝 깨문다. 경험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깨물 때의 제어력, 속에서 뜨끈한 육수가 터져나오는 순간에 대한 판단력, 꾹 참는 인내력이나 재빨리 시원한 물을 한 모금 머무는 순발력까지, 10여초 안에 전광석화처럼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십중팔구는 입 안 가득 뜨거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잘못하면 입천장을 델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고진감래는 바로 여기서 유래한 것이 아닐까, 최고의 감동이 입 안을 넘어 온 몸으로 퍼져간다. 마치 감전된 것처럼…. 물론 사기 스푼 위에 올린 뒤 젓가락으로 피에 살짝 상처를 내 육즙이 흘러나오게 한 뒤 초생강을 듬뿍 얹고 먹는 안전한 방법도 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왠지 허전해서 싫다.

먹는 사람을 마조히스트로 만드는 이 것의 이름은 ‘샤오롱바오’, 즉 소롱포(小籠包)다. 중국 북송 시대(960~1126)에 시작된 음식이다. 샤오롱바오라는 이름은 샤오롱(Xiao Long)이라 불리는 ‘작은 대나무 바구니’에 쪄서 나오는 ‘만두(Bao)’라 해서 붙여졌다. 작고 정교한 모양이 좀처럼 먹기 아까울 정도이지만 한 번 먹기 시작하면 그 섬세한 맛에 순식간에 게 눈 감추듯 ‘흡입’해버리게 된다.

소롱포를 최상의 맛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피의 두께가 중요하다. 너무 두꺼워도 깨무는 맛이 나지 않고, 너무 얇아도 찌는 사이 육즙이 밖으로 죄다 흐른다. 적당히 얇아서 소가 밖으로 은은하게 비치는 정도가 최적이다. 여기에 소가 튼실해 육즙이 제대로 만들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그저 작은 만두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 소롱포이지만 본고장의 맛을 그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 서울 명동 눈스퀘어 6층에 자리한 캐주얼 차이니스 레스토랑 ‘크리스털 제이드 라미엔 샤오롱바오’(02-3783-5428)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9개국 18개 주요 도시에 100여 개 이상의 분점을 둔 싱가포르의 외식기업 크리스털 제이드의 딤섬 브랜드다. 상호에 샤오롱바오를 내건 만큼 이 집은 상하이식 정통 소롱포를 선보이고 있다.

본토에서 건너온 전문 셰프들이 만드는 소롱포는 적당히 얇고 부드러운 피와 신선하고 맛깔스런 소 그리고 풍부하고 촉촉한 육즙이 자랑이다. 그래서일까, 소롱포를 집어들었을 때 물풍선처럼 안에서 육즙이 찰랑거리는데도 좀처럼 터지지 않는다. 돼지고기를 잘 다져서 만드는 오리지널 소롱포 외에도 게살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는 ‘게살 소롱포’, 매콤한 ‘마라 소롱포’, 입에서 살살 녹는 ‘치즈 소롱포’ 등이 준비된다.

소롱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호에 올라간 또 다른 단어 ‘라미엔’에 주목해야 한다. 라미엔은 중국 간쑤성(甘肅省)의 도시인 란저우(蘭州)식 수타면을 뜻한다. 수타면의 맛에 대한 자부심도 차고 넘친다. 쓰촨 지방에서 유래된 ‘딴딴면’도 추천할 만하다. 채소, 새우, 땅콩 칠리오일 등이 들어가 매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난다. ‘딴딴’은 길거리에서 음식을 팔던 행상이 들고 다니던 막대기를 일컫는다. 막대를 어깨에 걸고 그 막대 가장자리에 국수와 소스가 각각 든 통을 걸어놓고 돌아다니면서 저렴한 가격에 국수를 판매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파기름 볶음면’은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다. 주문을 받은 뒤 1인분씩 즉석에서 뽑아내 탱탱하게 살아있는 면에 간장소스를 얹고 아삭하게 튀긴 파를 곁들이므로 감칠맛이 절로 난다. 각종 소롱포를 비롯해 ‘전병’, ‘완탕’ 등 딤섬 20여종(6000~7000원), 딴딴면, 파기름 볶음면 등 수타면 16종(9000~1만3000원) 등 90여종을 즐길 수 있다.

요리로는 광둥식 ‘대파 쇠고기 볶음’를 권한다. 부드럽게 잘 재운 소고기와 향긋한 대파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고 굴소스로 감칠맛을 냈다. 단백질, 비타민, 칼슘, 철분 등의 함유량이 높은 건강식이다. 대파가 소고기의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므로 마음껏 먹어도 된다. ‘샴페인 돼지갈비’도 빼놓을 수 없다. 샴페인 소스로 마리네이드해 달콤하고 은은한 맛과 향을 부드러운 육질과 함께 만끽토록 했다. 윤기가 흐르는 돼지갈비는 시각적으로도 먹음직스럽다.

2009년 8월 오픈 이래 소롱포와 수타면의 진미에 반한 손님들로 식사 시간에는 조금만 늦어도 발디딜 틈이 없다. 기다려야 한다면 오픈 주방에서 음식이 준비되는 모습을 지켜봄직하다. 나름대로 재미가 있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데다 음식에 대한 신뢰감도 높아진다.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맛집-크리스탈 제이드 라미엔 샤오롱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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