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은 이전보다 더 아름다운 삶을 살 것이며 생을 마감하는 날 당신은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그대의 영혼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스티븐 달드리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이 여섯 가지 빛깔의 사랑이야기를 미술관 곳곳에 풀어놨다. ▲사랑해도 될까요?(유리상자) ▲소년, 소녀를 만나다(샤이니) ▲그대와 영원히(이문세) ▲유혹의 소나타(아이비) ▲미친 사랑의 노래(씨야) ▲사랑 그 후(조민기) 등이다. 사랑의 관념을 구체적으로 전하고자 대중가요명을 땄다.
‘러브 액추얼리’란 제목으로 14일 개막하는 전시는 사랑의 시작부터 순수한 사랑, 영원한 사랑, 육체적인 사랑, 집착과 소유로 일그러진 사랑, 사랑이 끝난 후로 이어진다. 특히 영화와 미술을 접목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사랑 주제의 영화에서 발췌한 대사와 작품을 하나로 묶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벽면 이곳저곳에 ‘사랑’ 관련 문장들이 투사돼 있다. 대중에게 사랑받은 영화 속 대사들이다. 곁에는 그 대사나 영화 이야기와 어울릴만한 미술작품을 걸었다.
오정선·윤성지·윤가람·구현모의 작품에는 영화 ‘도쿄타워’ ‘아멜리에’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건축학 개론’, 문혜정·구성연·이상선·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에는 영화 ‘하나와 앨리스’ ‘작은 사랑의 멜로디’ ‘아홉 살 인생’ ‘마이걸’ 등에 나온 사랑 관련 대사가 함께한다.

손정은·장지아·이이남·이호련의 작품에는 영화 ‘섹스 & 더 시티’ ‘색, 계’ ‘녹색의자’ ‘은교’의 대사가 붙었다. 여기에 영화 OST를 곁들여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눈 감아!” “그럼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셋에 하는 거다!” “하나, 둘, 둘 반, 셋!” (키스)
연인들이 영화와 같은 달콤한 키스를 나눌 수 있도록 키스 존도 마련했다. 전시에 등장하는 영화의 키스 장면을 모은 영상은 연인들이 자연스럽게 키스할 수 있도록 돕는다. 키스 순간은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솔로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결혼을 앞둔 연인들을 위해 프러포즈 이벤트도 진행한다. 미술관 홈페이지(www.seoulmuseum.org)로 신청하면 된다. 전시 기간 중 매주 토요일 3층 매트릭스 홀에서는 전시와 관련된 사랑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큐레이터 6명이 각 섹션에 맞는 영화와 작품을 고르는 등 공을 들였다. 영화 속 사랑 대사도 이들이 뽑아냈다.
카메오 전시실에서는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기의 로맨틱 회화의 아트프린트 20여점으로 꾸민 ‘빅토리아 로맨스’ 전을 연다. 교육적 효과를 높이고자 마련했다.
이주헌 관장은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즐겁고 행복하게 볼 수 있도록 꾸몄다”며 “특히 우리 미술관의 방향을 보여주는 전시”라고 소개했다. 6월16일까지 즐길 수 있다.
한편, 서울미술관은 상설전시장을 새롭게 꾸미고 ‘우보천리(牛步千里)’ 전을 연다. 이중섭의 ‘황소’와 박수근의 국전 특선작 ‘우물가’ 등이 나왔다. 02-395-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