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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BW 발행에도 주가 엇갈리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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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BW 발행에도 주가 엇갈리는 까닭은?
  • 엄정애기자
  • 승인 2013.02.28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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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잇따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엇갈린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비상교육은 교과서 사업부 개발비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8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BW란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일정기간이 지나면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해당기업의 주가가 매입가를 웃돌면 신주를 인수해 차익을 얻을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발행금리가 낮아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공시에 따르면 비상교육은 우리투자증권과 이민주 에이트넘파트너스 회장을 대상으로 각각 40억원의 BW를 발행한다. 행사가액은 1만4673원이며,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0%, 1%다. 권리행사는 내년 2월28일부터 가능하다.

같은 날 산업용 특수필름 소재 개발업체 한진피앤씨도 장보인트러스트 코리아를 대상으로 14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키로 했다. KG케미칼과 KG모빌리언스도 각각 100억원과 300억원 등 총 400억원의 BW 발행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BW 발행' 소식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재무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이 급하게 자금을 조달해야 할 때 BW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고, 잠재적으로 주식이 늘어난 만큼 주식가치의 희석 리스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같은 이슈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비상교육과 KG모빌리언스가 각각 5.23%, 3.13% 급락한 반면 한진피앤씨와 KG케미칼은 4.63%, 1.64% 상승한 것.

이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조달되는 자금의 용도 등 개별기업의 사안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같은 BW 발행이라고 해도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봐야 한다"며 "특히 기업이 투자 재원으로 무엇을 할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KG모빌리언스의 경우 최근 KG그룹이 웅진패스원 인수전에 참여했는데 이번 BW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웅진패스원 인수를 위해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관련성 없는 사업까지 방만하게 다각화를 시도하는 점은 주주 입장에서 부정적인 뉴스"라고 설명했다.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은 "자금 조달을 통해 설비만 늘리면 성공할 수 있는 회사가 BW를 발행할 때는 오히려 주가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며 "특히 BW를 발행받는 주체가 큰 고객사나 투자로 유명한 사람이면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비상교육은 '1조원대 거부(巨富)'로 불리는 이민주 회장이 투자한다는 호재에도 투자자들이 주식희석 우려를 더 크게 봤다는 분석이다.

곽찬 신영증권 연구원은 "BW 발행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에 당일 주가는 빠졌지만 비상교육이 자금을 장기 성장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힌 만큼 추가적으로 빠지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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