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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두고 잇단 경영권 분쟁…'먹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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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앞두고 잇단 경영권 분쟁…'먹튀' 주의
  • 강지은 기자
  • 승인 2013.02.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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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한 가운데, 경영권을 둘러싼 상장사들의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휴대폰 부품업체 KJ프리텍은 최대주주인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창업주인 홍준기 대표이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이기태 전 부회장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갑작스럽게 바꾸면서 홍준기 대표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전 부회장의 지분은 17.22%(240만주)인 반면 홍 대표(특수관계인 포함)는 7.16%(106만주)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 전 부회장이 소액주주 커뮤니티인 '네티스탁'과 연대해 정관변경·이사선임 등을 주주제안으로 접수, 다음달 4일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측은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의 대리인으로 나선 네비스탁은 "KJ프리텍은 과거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해외 백라이트유닛(BLU) 사업 실패, 키코(KIKO) 손실 등으로 곤경을 겪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홍 대표는 이 과정에서 불투명한 경영권 매각을 시도했고, 이로 인해 KJ프리텍은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과오를 뉘우치고 초심으로 돌아가 회사를 불철주야 운영한 결과 지난해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며 "이기태가 신규사업으로 제안한 무선충전기 사업과 치매치료기 사업은 사업타당성이 떨어진다"고 맞대응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홈캐스트도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놓여 있다.

홈캐스트와 같은 셋톱박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장병권 제이비어뮤즈먼트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주식을 매입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 때문에 장 부회장(20.26%)은 기존 최대주주였던 이보선 홈캐스트 대표(15.24%)를 밀어내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장 부회장은 "홈캐스트를 인수해 경영하면 제이비어뮤즈먼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또 오는 28일 열리는 주총에서 자신을 포함한 등기이사 3명과 감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도 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 이슈는 주가에 분명한 호재지만 이 과정에서 '먹튀'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분쟁이 발생하면 양측은 지분을 인수하려고 할 테고, 그 물량을 시장에서 매수할 거란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다"며 "하지만 기업가치에는 변함이 없어 분쟁이 해소되면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러 루머를 퍼뜨리는 경우도 있다"며 "경영권을 인수할 생각이 없지만 공시의무 지분인 5%를 사서 분쟁 이슈를 만든 후 고점에서 팔아버리는 사례도 많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전 날 가구업체 팀스에 대해 적대적 M&A를 선언했던 '슈퍼개미' 김성수 씨는 보유지분 5%(10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형적인 먹튀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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