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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편집인포럼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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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편집인포럼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방법"
  • 안명옥 기자
  • 승인 2017.06.23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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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문협회(WAN-Ifra)는 지난 7일 신문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을 주제로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인터내셔널 컨벤션센터에서 세계편집인포럼(WEF)을 개최했다.

9일까지 이어진 포럼에서 언론의 신뢰 회복을 주제로 한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추구보다 개인의 신념이 더 중요해진 탈진실(포스트 트루스) 시대에 언론의 역할에 관한 각국 저널리스트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주목을 받았던 남아공 블룸버그뉴스의 샘 음코캘리 기자가 발표한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다섯 가지 방법(Getting organized: SANEF's 5 point plan to fight fake news)'을 소개한다. 

◇자본에 충성하는 언론
남아프리카에서는 백인독점자본의 영향력이 막강해 모든 것을 통제한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언론은 '선전기계'에 불과하며 기자들은 'presstitute'"라며 언론을 강하게 비판했다. presstitute는 매춘부'prostitute'와 언론 'press'의 합성어로 한국어로 '기레기' 정도로 의역해 볼 수 있다. 기자를 비하하는 유사한 합성어가 두 국가에 존재한다는 것은 가짜뉴스 문제가 국제적 현상임을 반증한다.

◇디지털시대, 대중은 강해지고 매체는 약해졌다
미국 나이트센터포저널리즘(the Knight Center for Journalism)의 로젠탈 알브스 국장은 '뉴스미디어의 위상 회복을 위한 노력(Media: broken, or just misfiring?)'이란 강연에서 언론에 우려를 표했다.

"'대중 매체(mass media)'가 아니라 '대충 매체(mess;엉망)'인 상태다. 즉 미디어가 너무 많다. 그럼에도 이전처럼 대중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대중이 올리는 뉴스와 댓글이 더 막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음코캘리도 "아프리카에서 페이스북은 선전을 위해 많이 사용되는 소셜미디어"라고 말한다. 정치뉴스가 특히 많이 포스팅되고 이때 가짜 뉴스가 양산된다고 경고했다. 

남아프리카의 유권자는 2600만 명이지만,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3100만 명에 달한다. 이는 소셜미디어 상의 뉴스콘텐츠가 '자신이 믿는 바를 관철시키려는 진짜 전쟁'이라는 그의 말을 뒷받침해준다. 대부분의 가짜뉴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도로 전파된다. 거짓, 루머, 선전, 조작의 역사는 깊다. 그러나 이제는 디지털의 발달로 뉴스의 탈을 쓰고 가짜 정보가 확산되기 쉬운 환경이 됐다.

◇정보 편식에 갇히는 독자
브라질 RBS그룹 마르셀로 레치 편집부국장은 '뉴스미디어의 위상을 회복을 위한 노력(Media: broken, or just misfiring?)'이란 강연에서 "가짜 뉴스를 더 많이 볼수록 의견이 양극화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이용자 구미에 맞는 정보만 자동으로 골라준다. 그 결과 자신만의 울타리에 갇히는 필터버블(filter bubble)을 초래하게 된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만 정보를 공유하는 에코 체임버(eco chamber)현상도 생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거의 대부분 언론이 트럼프의 당선을 예상 못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언론사 소속 기자들을 포함해 다른 집단과 거의 소통하지 않았다. 

◇모든 문제에는 돈이 있다
 정치적인 이유 외에도, 돈벌이에 가짜뉴스를 이용하는 무리가 있다. 그들이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가짜뉴스로 트래픽을 폭발적으로 늘려 광고로 돈을 번다.

지난 3일 사단법인 한국언론법학회가 주최한 특별세미나 '가짜뉴스와 언론 환경 개선방안'에서 노스캐롤라이나대학(UNC) 미디어 교수 캐시 패커 박사는 "가짜뉴스 유포자들이 벌어들이는 돈은 월 1만 달러(한화1100만원)에 달한다"며 "이는 진실을 말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교수월급보다도 많은 액수"라고 농담을 던졌다.

가짜뉴스의 근절을 위해서는 정부의 법적 규제와 뉴스 생산자의 각성이 가장 중요하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음코캘리는 "수용자들도 팩트 체킹이 중요한 정보 이용 방식이 됐다"고 말한다. 소비자인 독자는 식품 표시 성분을 확인하거나 미세먼지 지수를 체크하듯이 가짜뉴스로부터 정신 건강을 지켜야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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