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8일 "포기할 일이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더 힘차게 정치를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의 한 카페에서 노원병 지역구 총선 출마선언을 하면서 "(국민들이 저에게) 정치를 배우라고 한 것이 아니지 않느냐. 정치를 바꾸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마틴 루터킹의 '날지 못하면 뛰어라. 뛸 수 없다면 걸어라. 걸을 수 없다면 기어라. 하지만 무엇을 하든지 앞으로 움직여라'라는 말을 언급하며 "저 역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말이 있는데, 꾸준히 노력한다면 산도 바다도 옮길 수 있다는 말"이라며 "우공이산의 믿음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그 길에 한 번 더 동행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많은 분들이 '요즘 안철수 얼굴이 예전같지 않아', '이제 정치인 같아', '늙은 것 같아'라고 걱정해준다"며 "해맑게 웃던 옛날 모습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하는 분도 있다. 솔직히 정치가 쉽지많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평소 도통 말이 없는 아내가 '괜찮다. 손가락질을 받아도, 호사가들의 안주거리가 돼도, 언론의 조롱거리가 돼도, 여의도의 아웃사이더가 돼도, 소위 정치9단의 비웃음거리가 돼도 처음 시작할 때 그 마음만 변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했다"며 "정치권의 낡은 관행, 관성 앞에서 지난 3년 반은 짧았고 저는 부족했다. 그래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여러분이 보내준 기대와 희망을 아직 현실로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제가 꿈꾸는 상계동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는 허황되게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변화로부터 우리의 삶을 오늘보다는 조금 더 낫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진짜 변화를 만드는 정치를 하려고 한다"며 "내 아이들이 미래를 마음껏 기를 수 있는 정치를 하고, '응답하라 1988'의 쌍문동 골목처럼 아랫집 윗집 구분없이 함께 웃고 울고, 함께 꿈꾸고 함께 이룬 과거를 내 아이가 다시 경험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희망하는 일이 또 있다"며 "아들이 아버지의 일자리를, 아버지가 딸의 일자리를 서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간에 대한 존엄과 예의가 금수저, 흙수저, 수저 색갈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 사회를 희망한다"며 "내 딸과 아들이 강추위 속에서 소녀상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미래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계동에서 태어난 내 아이와 저 멀리 평양 시내 어디에선가 태어난 아이가 서로 저주와 총부리가 아닌 책과 축구공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미래를 희망한다"며 "변화는 가능하다. 여러 사람들이 변화를 원하면 세상 그 무엇도 우리의 꿈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우리의 희망은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며, 이런 희망과 꿈은 정치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정치는 상상하고 꿈꾸는 일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출마선언 직후 노원구에 거주하는 학부모들과 상계동의 한 유치원에서 간담회를 갖고 보육과 출산, 의료복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 보육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국가에서 책임지겠다고 해놓고 민간에서 떠넘기는 것"이라며 "보육대란도 국가에서 공공 체계를 만들어 놓고 민간에 떠넘긴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보육을 '국가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본다면 절감하겠다는 생각을 안 할 텐데 반대로 비용으로 본다"며 "현재 보육대란의 근본에는 국가의 보육철학 부재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아울러 노인빈곤율과 청년 일자리 문제, 결혼·출산 문제를 언급하며 "결국 문제는 재원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가장 큰 걸림돌은 국민들이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 것"이라며 "내가 낸 세금이 국가에서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쓰여진다는 믿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세금을 낼 용의가 있는데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투명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가 세금을 어느 분야에, 얼마나 쓰는 건지 조목조목 세세하게 투명하게 밝히고 신뢰를 쌓아야 그나마 있는 재원으로 전 세대에 걸쳐 힘든 부분들에 대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재원이) 부족하다면 일을 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세금이 추가로 필요하다' 그렇게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면 납득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신이 창당 준비 기간에 언급했던 증세 문제를 꺼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