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4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보수적인 무슬림(이슬람교도)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이슬람권 여성들의 전통 복장인 '아바야(Abayah)'를 입지 않는다.
첫 번째 순방지인 쿠웨이트를 떠난 박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오후 킹칼리드 국제공항을 통해 사우디에 입국했다. 전용기에서 내려 사우디 왕실의 영접을 받은 박 대통령은 아바야 대신 평상시 자주 입던 짙은 잿빛 재킷과 바지 차림이었다.
사우디는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으로 이슬람권 국가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외출시에 얼굴과 손발을 제외한 몸 전체를 검은색 천으로 가리는 아바야를 입어야 하는데 외국인 여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바야뿐만 아니라 사우디에서 여성들은 운전이 금지되는 등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정부 대표단으로 참석하는 고위직 여성에 대해서는 전통의상 착용을 강제하지 않는 규정에 따라 아바야를 입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2010년 사우디를 방문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역시 아바야를 착용하지 않았다.
사우디는 박 대통령의 여성 경호원들에 대해서도 근접 경호상 편의 등의 이유로 아바야를 강제하지 않는 예외를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호를 제외한 다른 직무의 여성 수행원들이나 여기자들은 외출시에 아바야를 입도록 했다. 이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의 영접을 받은 박 대통령을 따라나선 여성 통역사도 아바야 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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