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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늘고 점수 촘촘해진 수능 탐구···"수험생 부담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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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늘고 점수 촘촘해진 수능 탐구···"수험생 부담 커질 듯"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01.20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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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평가원, 2028 수능 시험·점수 체계 개편
탐구 문제 총 10개 늘고 25년 만에 소수점 배점
"지엽적 내용 출제 가능성···고3 교실 파행 우려"
▲ 지난해 11월 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충북 청주고등학교 시험실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작을 기다리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해 11월 1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충북 청주고등학교 시험실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작을 기다리며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3월 고등학교에 입학할 신입생부터 치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탐구 영역의 문항 수가 늘어나고 배점이 보다 세밀해지면서 탐구 영역의 대입 영향력도 중요해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8학년도 수능 시험 및 점수 체제 개편 방식에 따르면, 탐구 영역의 시험 시간은 사회·과학 합쳐 20분 늘어나는 대신 수험생은 지금보다 10문제를 더 풀어야 한다.

문항별 배점도 현재 2·3점 2단계 방식에서 ▲ 1.5점 ▲ 2점 ▲ 2.5점 3단계 체제로 바뀐다. 한 문제를 틀리고 맞힐 때마다 점수 차이가 좀 더 촘촘하게 바뀌는 셈이다.

입시 업계에 따르면 수능 탐구 영역에 소수점 이하 점수(배점)이 나온 건 2003학년도 시험 이후 25년만이다.

탐구 영역은 상대평가다. 대학들은 수험생이 획득한 원점수(과목당 50점)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내는 표준점수, 또는 백분위를 토대로 산출한 변환 표준점수를 쓴다.

문항 배점 간격이 보다 세밀하게 바뀌면 표준점수 또는 변환 표준점수 구간도 보다 촘촘하게 바뀌고, 상위권과 하위권을 대학이 판별해 내기가 보다 쉬워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능 점수체제 개편 방식에 따라 대입에서 탐구 영역이 미칠 영향력이 보다 커질 것이고,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도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출제본부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 탐구 영역을 고교 2~3학년때 배우는 일반선택 과목이 아니라 고1때 주로 공부하는 공통사회, 공통과목을 범위로 출제한다.

과학탐구를 예로 들면 그동안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중 선택한 두 과목의 심화 내용만 공부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분야별로 기초적인 내용을 모두 챙겨야 한다.

2025학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선택과목별 응시율이 가장 높았던 탐구 과목은 주로 학습 부담이 낮은 과목으로 평가된다. 지구과학Ⅰ(36.0%), 생명과학Ⅰ(32.7%), 사회·문화(33.2%), 생활과 윤리(31.8%) 등이 꼽힌다.

교육부는 문항 수를 늘림으로써 보다 다양한 내용을 균형 있게 출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밀한 내용을 낼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탐구 영역의) 시험 문항이 20문항에서 25문항으로 늘어나 출제 영역이 대단히 확대돼 수험생 부담이 커질 듯하다"며 "3단계 배점 그간 수학(2·3·4점)이 유일했는데 탐구 영역도 같아지면서 수학 영역처럼 변별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배점이 다양해지면서 문항 배점별 난이도를 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문항별 출제 난이도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수험생들에게 높아진 학습 부담은 고교 현장에서 특정 과목으로의 선택 쏠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학들이 학과에 따라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중 어느 하나만 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예컨대 어떤 대학이 인문계열 학과의 신입생을 선발할 때 정시 전형에서 수능 사회탐구 점수만 합격자 선발에 반영하겠다고 결정한다면, 과학탐구 학습을 아예 포기하고 사회탐구만 공부하는 현상도 가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능을 앞두고 고등학교 현장에서 3학년들에게 2~3학년 과목이 아니라 수능에 출제될 1학년 반복해서 가르치는 이른바 교육과정 파행 운영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소장은 "통합사회, 통합과학의 범위가 많은 문항을 출제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그렇게 되면 문제가 지엽적으로 나올 수 있고 문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며 "고3에서 융합선택, 진로선택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반복해 가르치는 교육과정 파행이 염려된다"고 했다.

임 대표는"의대나 자연계열은 통합과학에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며 "통합사회, 통합과학 과목간 난이도가 다른 경우 새로운 형태의 변환 표준점수 체제, 과목 간 가중치 반영 등 차등적 적용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제가 될 만큼 수험생 부담이 커지거나 대입 영향력이 요동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이 소장은 "탐구 문항 수가 20개에서 25개로 많아져도 시험 시간이 늘어나 수험생에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원점수는 보다 세분화되지만 표준점수와 백분위는 정수(소수점 아래 없음)로 계산되므로 대학입시에서의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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